올 광고계 결산…“게맛을 알아” 등 유행어 만발

  • 입력 2002년 12월 16일 17시 44분



한해를 마감하는 광고계 종사자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맴돌고 있다. 다른 해에 비해 광고계가 질적 양적으로 풍성했기 때문. 광고시장은 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아경기 등이 잇달아 열리면서 지난해보다 10%가량 성장한 6조2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광고 제작면에서도 올해는 과거처럼 특정 소재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트렌드가 골고루 선보였다. 광고관련 단체들과 광고대행사들이 꼽은 올해 주요 트렌드를 소개한다.

▽‘월드컵 특수’를 잡아라〓올해 광고계는 월드컵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월드컵은 광고매출 상승뿐만 아니라 거스 히딩크 감독(삼성카드 교보생명), 홍명보(신세계), 안정환(SK텔레콤) 등 월드컵 전사들이 광고모델로 주가를 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광고 기법면에서는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아닌 SK텔레콤이 ‘대∼한민국’ 광고로 큰 성공을 거두자 ‘매복 광고’(후원사가 아닌 업체가 관련 규정을 피해가면서 광고 효과를 노리는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월드컵이 국가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면서 기업들도 특정상품보다는 종합적인 브랜드 관리를 위한 홍보(PR) 광고에 속속 뛰어들었다. 삼성 LG 포스코 등 대기업들은 어린이를 전면에 내세운 미래 지향적 메시지의 기업브랜드 광고를 선보였다. 하이마트 르노삼성 우리은행 등은 한 가지 스토리라인을 활용해 여러 편을 제작하는 시리즈 캠페인을 기획했다.

▽‘장수모델’ 지고 ‘일반인 모델’ 뜨다〓기업들은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장수모델 교체에 나섰다. 김혜자(제일제당), 고두심(청정원), 김남주(LG생활건강) 등 특정 기업을 오랫동안 대표해온 모델들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편 현대 아반떼 자동차, 두산 산소주 등은 신선한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해 ‘무명’의 일반인 모델을 내세웠다. 특히 노인을 내세운 광고가 강세를 보여 KTF, 데이콤 국제전화 등의 광고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카드 광고 대격돌〓올해 산업별 광고 매출을 살펴보면 지난해에 이어 신용카드 분야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카드 대출의 급증이 반영된 것. 카드업계는 정우성 고소영(삼성), 배용준 이영애(LG), 이병헌 김희선(우리) 등 유명모델 커플을 내세워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펼쳤다. BC카드가 올 초 선보인 ‘부자 되세요!’ 광고 카피는 올 상반기 최대 유행어가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파격’으로 승부한다〓소비자의 허를 찌르는 파격적 모델 기용과 전개방식은 언제나 환영받는다. 젊은층이 주소비자인 롯데리아는 점잖은 이미지의 중년탤런트 신구를 기용해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올 하반기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SK텔레콤은 차세대 통신서비스 브랜드인 ‘준(June)’을 내놓으면서 상품의 정체를 알리지 않는 ‘티저(Teaser)’ 광고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데 성공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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