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하나은행 기대반 우려반

  • 입력 2002년 12월 12일 17시 46분



국민 신한지주 한미 등 국내 우량은행들의 주가는 연초보다 10∼20%씩 떨어졌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굳건히 1만7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재빨리 발맞춘 덕분.

서울은행 합병 후 13일 1만7100원으로 재상장하는 하나은행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체질은 강화됐지만 암초도 적지 않다는 것. 우선 총자산 87조원의 ‘빅 3’로 우뚝 서면서 영업력과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주당가치는 18∼36% 높아졌고 법인세 감면효과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순이익은 올해의 5257억원보다 70% 증가한 8978억원에 이른다는 게 미래에셋증권의 전망.

시가총액이 1조원가량 늘어나 코스피200 지수에서의 비중이 0.92%에서 1.32%로 커진 것도 장점이다. LG투자증권은 “인덱스펀드 등이 약 32만주(55억원어치)를 추가로 사들여야 하는데 이는 하나은행 일 평균 거래량의 71%”라고 밝혔다.

반면 앞으로 1년 동안 정부지분 30.9%를 사들여야 하는 것은 자금압박 요인. 자사주를 매입하는 효과를 거둔다는 측면에선 주가에 긍정적이지만 감수해야 할 비용(6900억원)이 많다.

미래에셋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주식매입가는 주당 1만8828원과 최근 거래일 평균가격 가운데 높은 가격으로 결정된다”며 “주가가 오른다면 인수비용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서울은행 인수에 따른 자산건전성 훼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9월말 기준, 합병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1.66%로 합병 전 하나은행의 1.60%와 별 차이가 없는 데다 미래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비율은 합병은행이 97.5%로 합병 전 하나은행(87.8%)보다 오히려 더 높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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