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투자의 계절…상장사 올 배당 사상최대 3조원 예상

  • 입력 2002년 12월 11일 17시 44분


연말이 다가오자 배당 공시가 부쩍 늘었다.

매년 이맘때면 으레 배당투자 얘기가 나왔으나 번번이 ‘쥐꼬리 배당’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사상 최고의 영업실적을 거둔 상장기업들이 불투명한 경기를 고려해 본격 투자를 미뤄둔 상황이라서 배당 여력이 어느 때보다 높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작년에 배당을 한 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이 최근 3년간 배당했던 만큼 올해도 배당을 한다면 전체 배당금이 3조6179억원으로 사상 최대가 된다.

이들 종목의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100)은 4.85%로 시중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인 4.89%에 육박할 전망.

▽배당 공시 읽을 때 주의할 점〓첫째,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을 나눠봐야 한다. 주식배당은 별로 남는 게 없다. 공짜 주식이 생기는 대신 배당락(配當落)으로 주가도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주가에도 이렇다 할 영향을 못 준다. 반면 현금배당은 배당락이 되지 않으므로 짭짤한 수입을 안겨준다.

둘째, 현금배당 공시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액면배당률(배당금÷액면가×100)이다. 하지만 투자자에게 의미 있는 수치는 배당수익률이다. 주가가 5만원인 액면가 5000원짜리 종목의 주당 배당금이 2500원이라면 배당률은 50%나 되지만 배당수익률은 5%에 그친다.

셋째, 이익은 별로 없는데 배당을 푸짐하게 주겠다는 기업이 더러 있다. 십중팔구 배당 발표를 주가 띄우기에 활용하려는 속셈이다. 주가가 잠깐 올랐다가 원위치하기 십상이다.

공시를 보고 한발 늦게 추격매수하면 본전도 못 건진다. 이런 종목보다는 3, 4년간 말없이 꾸준히 배당을 해온 종목에 투자하는 게 낫다. 현금배당은 의무 공시사항이 아니다.

▽종목과 타이밍 선택 요령〓가급적 올해 배당투자가 가능한 마지막 날인 26일에 임박해서 사야 주가하락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내년 개장일인 1월2일 장중 주가가 급락하면 손실을 피할 수 없다. 또 연말로 갈수록 배당 종목의 주가가 많이 올라가 배당수익률은 떨어질 공산이 높다.

현대증권 장선희 연구원은 “배당투자에 절묘한 타이밍은 따로 없다”면서 “타이밍에 집착하는 대신 목표수익률을 조금 낮추고 배당수익률이 예측 가능한 종목을 고르는 게 낫다”고 말한다.

우선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을 선별한다. 이어 그 중에서 최근 1, 2개월 동안 주가 움직임이 둔한 종목을 고른다. 앞으로 주가가 오를 종목을 콕 집어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점을 감안한 차선의 요령이다.

현금배당 발표 기업중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인 경우-<거래소>
종목주당배당금(원)12월11일종가(원)배당수익률
휴스틸1,0007,45013.4%
한신공영7505,65013.3%
현대산업개발6007,6107.9%
한라건설3003,8407.8%
담배인삼공사1,40018,0507.8%
동국제강4005,2107.7%
계룡건설6008,5507.0%
한국가스공사1,50022,8506.6%
이수화학70010,9506.4%
동원F&B1,50027,5005.5%
디피아이1502,8605.2%
기아차5009,6005.2%
금비1,50029,7005.1%
부산은행2504,9605.0%
액면가는 디피아이 500원, 나머지는 5000원

현금배당 발표 기업중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인 경우-<코스닥>
종목주당배당금(원)12월11일종가(원)배당수익률
동원개발3002,99010.0%
링네트1501,7408.6%
조광 ILI1502,3706.3%
삼천당제약1001,6506.1%
원일정기751,2606.0%
샤인시스템1252,1006.0%
우수씨엔에스1001,7405.7%
인터엠1202,1005.7%
서호전기1502,6405.7%
진성티이씨751,3305.6%
로지트1001,8105.5%
이수페타시스1001,8105.5%
포레스코2003,9305.1%
태양산업1903,8005.0%
액면가는 동원개발 5000원, 이수페타시스 1000원, 나머지는 500원. 자료:현대증권

이철용기자 lcy@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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