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매물 급증

  • 입력 2002년 11월 29일 14시 42분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매물이 크게 늘어 전세금 약세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가 최근 두달간 아파트 매물을 조사한 결과, 이달 27일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전세매물이 9만954가구로 지난달 1일(5만481가구)보다 7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파트 매매매물은 6만4255가구로 두 달 전보다 17% 가량 줄었다.

전세매물이 느는 이유는 무엇보다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매매 수요가 줄자 아파트 소유주들이 매매물건을 전세로 돌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송파구 잠실동 에덴공인 김치순 사장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해 매수 시기를 늦추거나, 경기 불안으로 관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아파트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며 "이에 따라 집주인들이 매매물건을 전세로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늘어난 것도 전세매물이 넘치는 요인. 스피드뱅크 조사에서 전세매물이 크게 늘어난 노원구(10∼11월 5345가구 증가), 영등포구(2286가구), 강서구(2212가구), 도봉구(2115가구) 등은 올 들어 대규모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뤄진 곳이다.

스피드뱅크 홍순철 팀장은 "아파트 매매시장은 겨울 이사철에 접어들며 침체기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전세시장은 남아도는 매물이 소진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해 하락세가 장기화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전세금은 지난달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세 조사업체인 유니에셋(www.uniasset.co.kr)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전세금은 지난주보다 0.17% 떨어졌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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