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남상국사장 "올 4조 수주…발벗고 뛰었죠"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8시 23분


“이젠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남의 도움 없이 우뚝 설 수 있도록 기업 체질을 강화해야죠.”

19일부터 자율경영체제로 바뀐 대우건설의 남상국(南相國·57·사진) 사장이 20일 본보 기자와 만나 밝힌 소감이다.

자율경영체제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 전 단계로 자금관리를 제외한 예산집행 사업추진 인사 등의 경영자율권을 보장받는다. 이대로라면 채권단과의 약속보다 1년 빠른 내년 상반기에 워크아웃을 완전히 졸업할 전망. 그동안 ‘부실기업’이라는 꼬리표에 울분을 삭였던 대우건설 임직원 3000여명에게는 큰 ‘경사(慶事)’인 셈이다.

그러나 남 사장은 애써 기쁨을 억누르는 모습이었다. 내년 국내 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와 마음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는 것. 이 회사 경영혁신팀은 리스크 관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워크아웃 중에도 고급 핵심인력을 양성했고 매출보다 수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조기에 자율경영체제로 돌아갔다고 생각합니다.”

남 사장이 보는 건설업은 ‘두뇌 산업’이자 ‘수주 산업’이다. 현재 대우건설 임직원의 20%는 박사와 석사, 기술사 건축사 프로젝트관리기술사 등 고급 인력이다.

또 올들어 9월 말까지 수주액은 4조668억원으로 매출액(2조4359억원)보다 70% 정도 많다. 건설업에서 공사 수주는 곧 미래의 매출이다.

“기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고통을 참아준 주주와 고객, 임직원에게 어떻게든 적절한 보답을 할 계획입니다.”서울대 공업교육과를 나온 남 사장은 1974년 대우건설(당시 대우개발)에 입사했다. 20년간의 현장경력을 가진 최고경영자(CEO)로 전체 현장 안전점검행사는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요즘도 복사 이면지를 직접 챙길 만큼 꼼꼼하고 신중하다는 평.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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