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풀린 증시…외국펀드 사볼까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8시 11분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외국펀드가 잇따라 히트를 치고 있다.

운용사는 안정적인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판매사가 환율변동에 따른 투자자의 위험을 제거한 것이 성공 요인이다. 저금리와 주식시장 불안에 따라 큰손들의 자금이 제3의 대안인 외국펀드에 몰리는 이상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잇따른 히트작〓씨티은행이 4일부터 팔기 시작한 ‘미국국채펀드’는 12일까지 모두 750억원어치가 팔렸다. 이번 주까지 1000억원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성국 씨티은행 차장은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고 1년 만기 선물환 거래를 통해 환율변동에 따른 투자자의 위험을 줄이는 구조가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 프랭클린템플턴인베스트먼트는 우리은행과 함께 ‘유에스가번먼트채권펀드’를 9월부터 두 달 동안 1억1800만달러(약 1400억원)어치를 팔았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일 외국펀드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 은행 등 펀드 판매사들도 영국 슈로더인베스트먼트나 미국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등과 유사한 신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김주환 삼성투신운용 차장은 “최근의 저금리와 주식시장 난조가 이상현상을 낳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한국 증시의 상황이 좋지 않자 판매사들이 일종의 틈새상품으로 외국펀드를 투자자들에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뮤추얼펀드 판매잔고 증가〓국채펀드들이 잇따라 히트를 치면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외국펀드와 해외투자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투신사가 운용하고 국내 판매사가 판매하는 외국펀드의 경우 두 미국 국채펀드의 히트에 따라 수탁고가 대폭 늘었다.

씨티은행과 메릴린치증권 등 5개 판매사를 통해 61개 펀드를 팔고 있는 미국 메릴린치투신은 미국국채펀드 판매에 힘입어 한국시장 판매잔고가 4500만달러에서 1억달러로 늘었다.

국내 10개 판매사를 통해 10개 외국펀드를 팔고 있는 프랭클린템플턴인베스트먼트도 한국 시장 판매잔고가 1억51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세계적인 주식시장 불황으로 주식형 펀드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최근 수익률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채권형 펀드들은 수익을 내고 있다.

▽해외투자펀드의 수익률〓한국에 적을 둔 한국 및 외국계 투신운용사들이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지난해 이후 중국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속속 나왔지만 수익률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다.

‘프랭클린템플턴HSBC 차이나 혼합투자신탁’의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2.25%. 슈로더투신운용의 ‘차이나밸런스드분리과세’도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0.92% 선이다.

삼성투신운용이 2월 말 내놓은 ‘한일아시아타임스퀘어펀드’도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15.34%로 주가지수가 약 22% 떨어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좋은 성적은 아니다. 주가가 크게 내린 한국 일본 중국의 주식에 약 75%를 투자했기 때문.

이에 비해 채권형의 성적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이 지난해 11월 설정한 ‘분리과세오버시스액티브채권A-2’의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6.93%, 연환산수익률은 6.99%로 정기예금 금리를 웃돈다. 7월 말 내놓은 ‘분리과세토탈리턴채권2호’도 누적수익률이 1.76%. 연환산수익률로는 6.17%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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