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고가품 “골프장으로”

  • 입력 2002년 11월 4일 17시 27분


‘큰손을 잡으려면 골프장을 뚫어라.’

골프장이 고가(高價) 상품의 시험장으로 뜨고 있다. 골퍼들은 구매력이 일반 소비자에 비해 큰 데다 이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 곧장 명품 대열에 오르기 때문.

에네코는 지난달 개당 7000원에 이르는 고급 사과 ‘이퓨어’를 백화점보다 수도권 13개 골프장에 먼저 내놓았다. 이 사과는 골프장에 나온 지 한 달도 채 안돼 1000여박스(박스당 7만∼9만원)가 팔렸다.

에네코 관계자는 “골프장에서 사과맛을 보고 집에 돌아갈 때 박스 단위로 사과를 사가는 고객도 많다”며 “골프장을 시작으로 백화점 등의 고급 과일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당 가격이 500만∼1500만원에 이르는 명품 TV인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신제품 전시회를 골프장에서 열고 있다. 자사 PDP TV 브랜드 ‘X캔버스’의 이름을 내걸고 여성 아마추어 골프대회도 열었다. 골퍼들이 비싼 PDP TV의 잠재 고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CJ는 5월 내놓은 골프 전용음료 ‘스팟’(병당 5000원)을 골프장 등에서 5만병이나 팔았다.

전국 9개 골프장에서 상품 매장을 위탁 경영하는 골프매니지먼트그룹(GMG)은 내년에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의 의류와 골프웨어도 골프장에서 팔 계획.

GMG 관계자는 “올해 ‘발리’ 수입 명품 브랜드를 내놓아 골프장 상품 매장의 매출이 3∼4배 정도로 늘었다”며 “구매력이 큰 골퍼들을 대상으로 명품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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