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국내 5대 증권사 부실채권 6699억

  • 입력 2002년 9월 23일 17시 55분


국내 5대 증권사가 갖고 있는 미(未)매각 수익증권 가운데 손실이 반영되지 않은 부실채권이 669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발행 회사가 파산하면 증권사가 고스란히 손실로 떠안아야 하는 금액이다.

금융감독원이 23일 한나라당 김부겸(金富謙) 의원에게 제출한 ‘5대 증권사의 미매각수익증권 현황’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는 6월 말 현재 2조227억원의 미매각수익증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증권사별로 매입가 대비 평균 33∼46%를 손실로 반영하고도 남아있는 투기등급 채권(BB+ 이하)은 6699억원에 이른다.

미매각수익증권에는 증권사가 판매한 수익증권에 대해 고객이 환매를 요청했지만 펀드에 편입된 부실채권이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아 증권사가 대신 부담한 물량도 적지 않다. 증권사 자산이어서 채권발행 회사가 파산하면 고스란히 증권사의 손실로 이어진다.

우리증권 이승주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은 웬만한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해 시장에 유통시켰다”며 “남아있는 채권은 이런 방법으로도 소화되지 않는 불량채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부실채권에 대해 손실을 가장 많이 반영한 증권사는 대우증권. 매입가 4005억원에 대해 46%를 손실로 처리, 2150억원이 남았다. 45%를 반영한 삼성은 1579억원, 43%를 반영한 현대는 1308억원이 남았다.

회사별로는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삼성과 대우가 75% 손실을 반영했으며 현대는 60%, LG는 71%를 반영했다.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쌍용양회 채권에 대해 삼성이 2%, LG투자 6%, 현대 24%, 대우 20%를 손실로 처리해 은행권의 30∼50%에 크게 못미쳤다.

그러나 해당 증권사들은 “외부감사기관이나 컨설팅회사에서 부실채권을 평가받고 그 기준에 따라 충당금을 쌓은 만큼 추가 부실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과 잔액
증권사평가손실반영 후 잔액(억원)손실반영비율(%)
삼성1,57945
LG투자1,22133
현대1,30843
대우2,15046
대신 44141

(2002년 6월 말. 자료:김부겸 의원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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