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쌍용 무쏘스포츠, 고속에 코너링 무난

  • 입력 2002년 9월 23일 17시 38분


쌍용의 ‘무쏘 스포츠’(사진)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차다. 앞부분은 기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구색을 갖췄지만 뒷부분은 영락없이 덮개 없는 화물칸이다. 픽업에 가까운데도 굳이 ‘스포츠’를 차명에 붙인 것은 그동안 국내시장에 나와 금세 사라져버렸던 픽업들의 운명을 뒤따르기 싫어서일 것이다.

좌석이 높아 운전자의 시야가 확 트이는 것은 스포츠 유틸리티 트럭(SUT)의 최대 강점. 다만 뒷좌석 고개받침대가 높아 후진할 때 적재함 끝선이 안 보이는 것은 ‘옥에 티’였다. 더욱이 무쏘 스포츠는 화물칸을 덧붙이며 전체 길이가 275mm 늘어나 후방 시야가 중요해졌다.

가속페달을 밟아봤다. 벤츠가 설계한 간접분사 방식의 2900㏄ 디젤엔진은 반응속도가 느렸지만 급발진을 막는 데는 제격이었다. 울퉁불퉁한 길에서 차가 통통 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적재함 무게를 이기기 위해 뒷부분 서스펜션을 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설명.

서울시 외곽을 도는 고속도로로 접어들면서 4륜구동으로 전환했다. 시속 100㎞에 가까운 고속에서도 무난한 코너링 능력을 보여준다. 4바퀴에 골고루 엔진의 파워가 실리기 때문이다.

실내 편의장치는 이미 나온 7인승 무쏘보다 한수 뒤진 듯하다. 수동안테나에 스티어링 휠의 높낮이 조절장치(틸트 스티어링)가 없고 3열 좌석도 없다. 오디오도 요즘 나온 중형차의 고출력 스피커에는 미치지 못한다.에어백도 아예 옵션품목에서 빼버렸다.

그러나 이같은 불편함은 뛰어난 경제성을 생각하면 곧 잊어버릴 수 있다. 우선 7인승 2900㏄ 무쏘가 자동변속기에 에어컨, 4륜구동 파워스티어링 등을 붙여 2760만원에 파는 데 반해 5인승 무쏘 스포츠는 동일한 옵션을 붙여 2087만원. 한 해 내는 자동차세도 단 2만8500원이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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