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신세계, 대구百 경영제휴…컨설팅 인원 파견키로

  • 입력 2002년 8월 27일 18시 20분


신세계백화점이 대구백화점(대백)과 손잡는다.

신세계 고위 관계자는 27일 “반년여 동안 대백과 경영 제휴에 관한 협의를 벌여 한두 가지 부수적 이견(異見)을 빼면 협상을 끝냈다”면서 “곧 양사가 경영제휴 계약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세계는 상호는 물론 경영권을 행사하는 수준까지 경영 제휴를 원했으나 대백이 이를 꺼려 당초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제휴가 이뤄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구’란 점포명은 ‘신세계제휴-대구백화점’ 등의 형태로 유지되며 신세계의 경영 컨설팅은 약간의 인원을 파견하는 선에서 이뤄진다. 지분 참여와 경영권 인수 등에 관해서는 논의를 일단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는 두 백화점의 제휴를 두고 ‘지방 백화점 시대의 종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로 보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방으로 진출하면서 지방백화점들이 몰락의 길을 걸어왔으나 대백만은 건실한 경영을 자랑했다. 특히 외환위기 후 지방 백화점들이 문을 닫거나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중앙의 빅3 업체에 인수되는 과정에서도 대백은 지방백화점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다.

LG투자증권 박진(朴進)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대백은 지방 백화점 가운데는 마지막 남은 지역 내 1위 백화점”이라면서 “이번 경영제휴는 국내 백화점 업계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체제로 완전히 재편된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백화점업계 빅3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96년 35.5%에서 올해 63.5%(추정치)로 급상승해 빠른 속도로 ‘과점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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