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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19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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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광고제 중 2곳(나머지 한 곳은 클리오 국제광고제)을 휩쓴 사람 치고 최 이사의 인상은 그리 독특하거나 날카롭지 않다.
“광고인이 세상에 대한 편안한 눈길만 있으면 되지 뭐가 더 필요하겠어요?”
두 광고제의 수상작인 한국맥도날드의 ‘목숨걸지 맙시다’ 광고도 이런 편안한 눈길에서 나왔다.
작은 신체의 남자가 버스 옆자리에서 졸고 있던 덩치 큰 승객의 프렌치프라이를 몰래 먹으려다가 들킨다는 내용.
눈이 휘둥그레지는 특수효과나 빅 모델 없이도 ‘정말 맛있는 음식을, 정말 싸게 먹을 수 있다’는 광고주의 할인행사 내용을 훌륭히 전달했다는 평을 받았다.
“소비자들이 ‘저건 광고니까(더 예쁘게, 더 과장해서 표현한 거야)’라고 생각하면 그 광고는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소비자들이 ‘맞아, 맞아’를 외칠 수 있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그녀는 늘 제작팀에게 ‘인간 진실의 순간’을 찾으라고 요구한다.
“광고인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감성이 드러난 순간을 포착해 다양한 각도로 비춰보는 습관이 있어야 해요.”
그녀가 소설가, 건축가, 사진작가 등의 모임에 얼굴을 내미는 것도 다양한 시각을 얻기 위한 것이다.
이화여대 81학번인 최 이사는 모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로 광고계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제품과 광고 하나하나에 집착하던 초년병 시절의 좁은 시각은 90년대 초 미국 광고회사에서 일하면서 조금씩 넓어졌다.
“제품이 아니라 그 회사의 브랜드를 보게 되더라고요. 단품 제품에만 신경을 쓰면 특수효과와 빅 모델에 의존하게 되죠. 하지만 광고주의 장기적인 브랜드 관리를 고려하면 오히려 평범한 광고가 훌륭한 광고입니다.”
최 이사는 끝으로 “‘애드랜드(AD Land:광고업계)’를 벗어난 애드인(AD人:광고인)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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