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10년뒤 국내 자동차시장 SUV>승용차?

  • 입력 2002년 8월 16일 18시 15분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SUV 차종의 모델을 더욱 세분화하고 SUV개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픽업트럭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SUV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판매비중은 약 20%. SUV의 연간 판매증가율은 30% 정도여서 향후 10년 내에 일반승용차보다 더 많이 팔릴 전망이다.

▽SUV는 성장의 열쇠〓현대자동차는 올 상반기 SUV를 포함한 레저용차량(RV)의 매출액이 3조18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3.3%나 증가했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RV 매출액이 2조768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4.8%나 급증했다.

쌍용차는 올 1∼6월간 렉스턴 등 SUV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5%나 늘었다.

이처럼 SUV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이 차종의 개발과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2005년 완공 예정인 미국 현지공장에서 싼타페보다 작은 소형 SUV를 생산할 예정이다. 대형 SUV인 테라칸의 후속모델도 준비 중이다. 세계적으로 소형 중형 대형 고급모델로 세분화되는 SUV시장의 라인업을 확충하기 위한 것.

기아차는 쏘렌토의 생산량을 내년 9월까지 현재 월 8300대에서 1만7000대로 2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15일(현지시간) 기아차가 쏘렌토와 카렌스Ⅱ(수출명 세도나)를 앞세워 미국 내 가장 빨리 성장하는 자동차브랜드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기아차가 미국 진출 8년 만에 북미 자동차공장 설립이나 픽업트럭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쌍용차의 경우 현재 중국 자동차회사들과 SUV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 중이다.

쌍용차는 올해 안에 무쏘 픽업트럭 모델을 내놓은 뒤 2004년엔 렉스턴보다 작은 SUV ‘A-100’(프로젝트명)를 선보일 계획이다.

GM대우차는 2004년부터 소형과 중형 SUV 모델을 중심으로 한국시장에서 승부를 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UV는 생존의 열쇠〓SUV시장 공략은 단순히 판매전략 차원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국내 자동차공장 대부분이 풀가동되고 있어 판매대수 증가에는 한계가 있는 것. 매출을 늘리기 위해선 고가 차종인 SUV로 주력상품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그보다 SUV시장이 향후 반도체 시장만큼이나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SUV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선원웅(宣元雄) 연구원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다목적차량(MPV) 시장 등 차세대 자동차시장의 대부분이 SUV를 기반으로 한 퓨전 차종 시장”이라며 “SUV에 소홀한 자동차회사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산업 전문가인 서울대 경영학과 주우진(朱尤進) 교수는 “최근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높은 수출신장세를 보인 것은 싼타페 등 SUV시장에서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SUV 개발능력은 국내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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