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2006년부터 수급 비상…가스산업 개편안 표류

  • 입력 2002년 7월 5일 18시 19분


가스산업 구조개편을 위한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2005년 이후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법 등 가스산업 구조개편을 위한 3개 법안이 4월 국회에 상정됐으나 국회가 열리지 않아 처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가스 도입계약을 해야 할 주체가 결정되지 않아 2005년 이후 늘어날 수요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자부의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에 따르면 장기 도입계약을 한 물량은 2006년까지는 1698만t, 2007년 이후에는 1468만t. 이에 반해 가스 수요는 매년 늘어 2004년 45만2000t, 2006년에는 176만t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따라서 2004∼2005년 이후 수요에 비해 부족한 물량에 대해서는 늦어도 올 연말까지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

경기도와 인천시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삼천리의 김영호(金榮浩) 상무는 “천연가스 도입을 위한 협상은 최소 1년이 걸리는데다 천연가스는 계약을 한 뒤에야 공급자 측이 공장을 새로 짓거나 증설하기 때문에 계약을 체결해도 실제 공급까지는 2∼4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산자부 가스산업과 김성원(金成元) 서기관은 “장기계약 협상이 늦어지면 불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현물시장에서 ‘급매물’을 사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국민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올해 세계시장에서 가스공급이 과잉상태를 보여 좋은 조건에 장기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으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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