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역난방公 사장 ‘낙하산’ 파문

  • 입력 2002년 6월 12일 21시 48분


정부가 최근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신임 사장에 또 여권(與圈) 인사를 임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노조측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며 사장 선임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산업자원부와 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산자부가 4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지역난방공사는 7일 주주총회에서 정동윤(鄭東允·65·사진) 민주당 경북영천지구당 위원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정씨는 형식상 공사의 임명제청과 산자부장관의 임명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나 사실상 신임 사장으로 확정됐다.

신임 정 사장은 선주컨테이너㈜ 대표 등을 거쳐 12대 및 13대 때 당시 여당인 민정당 및 민자당 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민주당 영천지구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역난방공사 노조는 신임 사장 선임에 반대해 10일부터 노조원 650여명 중 열공급 관련 핵심 기술인력을 뺀 500명가량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

또 이 노조의 상급단체인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 노동조합연맹’은 11일 성명을 내고 “에너지 관련 업무를 전혀 모르는 정 위원장을 사장에 임명한 것은 전형적인 자리챙겨주기 낙하산 인사”라며 사장 선임 철회를 요구했다.

연말까지 민영화를 할 예정인 지역난방공사는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 대구 등 65만 가구에 난방열을 공급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노조측은 새 사장이 기본업무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만도 1년가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공사는 최대주주인 산자부 외에 한국전력 서울시와 에너지관리공단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정 사장 임명 사실은 산자부가 지금까지의 관행을 무시하고 공사 주총 후에도 비밀에 부쳤다가 노조측의 공개로 뒤늦게 밝혀졌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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