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무기기-정수기 “AS시장이 노다지”

  • 입력 2002년 5월 15일 17시 54분


‘완제품 시장보다 애프터서비스(AS) 시장이 알고 보면 노다지 장사.’

AS를 통해 부품 또는 소모품을 팔면서 매출 및 이익을 크게 끌어올리는 기업이 늘고 있다. 완제품은 한번 사면 다시 구입할 때까지 보통 3∼5년이 걸리지만 소모품은 수시로 교체되기 때문.

일부 회사에서는 소모품 판매액이 완제품 판매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자 아예 AS를 상품화해 ‘고급형’으로 특화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사무기기 업체들은 복사기 프린터 팩시밀리 프로젝터 등의 제품을 팔고 난 뒤에도 ‘다단계’식으로 매출을 계속 올린다. 주변기기 종이 토너 드럼 등 소모품이 연쇄적으로 팔리기 때문.

대표적 사무기기 업체인 신도리코의 경우 완제품 대비 소모품 매출이 58∼89%에 달한다. 올 들어 4월말까지 국내시장에서 복사기와 팩시밀리 판매액은 460억원, 소모품 판매액은 270억원이었으며, 프린터는 73억원 매출에 소모품이 65억원이었다.

잉크젯프린터의 경우 소모품 비중이 훨씬 커진다. 삼성 휴렛팩커드(HP) 엡손 등 잉크젯프린터를 주로 파는 회사는 프린터 값은 10만∼20만원대에, 1년에 서너 번 갈아주는 잉크는 5만∼7만원대에 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컴퓨터 사용이 일반화하면서 오히려 용지 사용량이 매년 10%씩 늘고 있다”며 “종이뿐만 아니라 토너 드럼 잉크 등도 일년에 여러 차례 갈아줘야 하기 때문에 AS 영업쪽으로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모품 시장을 노리고 아예 회사를 차리는 곳도 늘었다. 2월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잉크테크가 대표적이며 이밖에 군소업체들도 많다.

정수기업체도 마찬가지. 청호나이스 웅진코웨이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총 5개나 되는 필터를 6∼24개월 주기로 갈아줘야 한다. 비용은 3만∼16만원. 청호나이스의 경우 2500억원의 매출 가운데 소모품 매출비중이 18%가량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는 기기는 무료로 대여해주면서 물이나 필터 등 소모품으로 수익을 남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자동차 공기청정기 휴대전화 등도 소모품 매출 비중이 높은 제품들이다.

▽AS도 고급화〓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해 매출 3700억원에 영업이익 129억원을 올릴 정도로 알짜 장사를 했다. 컴퓨터 휴대전화 등의 부품 교환이 주된 수익원.

이 회사는 삼성이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일명 벽걸이TV) 등 고가 제품을 팔면서 고급 AS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아예 ‘홈닥터 서비스’를 만들었다. 연간 7만원을 내면 TV 냉장고 컴퓨터 등 10대 품목에 대해 1년 동안 액수나 횟수에 관계없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대우전자는 제품에 아예 AS 요원 등의 얼굴사진과 휴대전화 번호를 인쇄해서 판다. 고객에게 맞춤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 대우전자서비스도 지난해 755억원의 매출에, 1억2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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