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대기업 리더들]한솔 조동혁-동길 형제 ‘한마음 경영’

  • 입력 2002년 5월 8일 18시 25분


올해 초부터 한솔그룹을 총괄하는 조동길(趙東吉) 회장은 재계에서 ‘복(福)이 많은 오너 경영인’으로 불린다.

이인희(李仁熙) 고문의 3남이면서도 그룹 총수의 자리에 오른 것도 그렇지만 그룹을 맡자마자 전 계열사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어 한결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 내에서는 조 회장이 운도 좋지만 경영자적 자질에 성공의 원인이 있다고 평가한다.

우선 그는 삼성에서 한솔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 제지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아오면서 전문가적 식견을 갖추기 시작했다. 1998년에는 신문용지부문을 떼어내 합작법인 형태로 만드는 구조조정 작업을 진두지휘해 당시 국내 단일기업으로는 최대규모인 1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위기에 빠진 한솔을 구해내는 주인공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조 회장은 분기별로 열리던 ‘그룹 경영상황 모니터링 회의’를 그룹총수가 된 뒤에는 매월 갖고 계열사의 경영실적을 세심하게 챙기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룹의 대표계열사인한솔제지는 지난해 적자에서 1·4분기(1∼3월)에 매출 2400억원, 경상이익 236억원이라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물론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친형이자 이인희 고문의 장남인 조동혁(趙東赫·52) 명예회장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조 명예회장은 폭넓은 인맥을 기반으로 동생의 경영활동을 돕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고 그룹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올해 초 계열 분리된 정보기술(IT) 소그룹을 책임지고 있는 이 고문의 차남 조동만(趙東晩·49) 회장은 현재 한솔텔레컴, 한솔I-벤처스, 한솔I-글로브, 한통엔지니어링 등 4개의 계열사를 직접 경영하고 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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