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하이닉스債펀드’ 손빼? 말아?

  • 입력 2002년 4월 25일 17시 38분


하이닉스반도체의 해외매각 여부를 확정짓는 채권단회의가 29일로 다가오면서 채권형 수익증권을 샀던 개인 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져 있다.

29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합의한 양해각서(MOU) 내용대로 매각이 결정될 경우 투신권이 받는 몫은 ‘극히 일부’에 그치고, 이는 투자자 손실로 고스란히 이어지기 때문이다. 투신권이 갖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가 발행한 회사채는 모두 1조2500억원선. 지난해 10월초의 1조1878억원에서 이자가 조금 붙었다.

원칙대로 하면 무보증 회사채를 인수한 투신사는 5% 이상 되돌려받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 그러나 한빛 외환 등 채권은행단은 개인투자자의 반발을 고려해 투신사 투자분의 15% 가량을 돌려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투자자의 손실 규모를 알아보기 위해 100억원짜리 펀드가 5%인 5억원을 하이닉스 회사채에 투자한 경우를 살펴보자. 5억원 가운데 15%인 7500만원만 회수한다면 4억2500만원이 손실이다. 투신사들은 지난해 10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미 20%인 1억원은 손실에 반영해 둔 상태. 따라서 이달 말 매각이 확정되면 이 펀드는 3억2500만원을 추가로 날리게 된다.

투신사의 고민은 채권형 펀드의 연 수익률이 4∼7%가량인 상황에서 하이닉스채에 5%만 투자한 펀드도 수익을 대부분 까먹게 된다는 사실.

전문가들은 토요일인 27일 이전에 수익증권을 산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 △내가 가진 펀드가 하이닉스채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투신권이 15% 또는 30% 가량 채권을 회수한다면 손실은 얼마나 나는지 △지금 환매(현금으로 찾아가기)한다면 수수료는 얼마나 붙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MOU가 발효되려면 채권단의 75% 동의, 이사회 통과 등 여러 단계가 남았지만 100%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대투증권 김창규 이사는 “큰 투자 손실을 보는 것보다는 환매수수료를 무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환매를 한 뒤에 매각안이 부결되면 후회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히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투신운용사별 하이닉스 회사채 편입액 (단위:억원)
투신운용사채권액투신운용사채권액
한국4077동원BNP200
한화108조흥2569
서울1183SK104
현투100주은1125
대한1117삼성25
대투증권(*)18교보717
한일322신한10
투신권총계1조1878한빛203
2001년 10월 4일 기준. 그러나 2001년 중반 이후 하이닉스채 거래는 전무해 거의 변동이 없을 것으로 추정됨.
자료:채권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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