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JOB]‘주5일 근무’ 기업 77%가 연월차 활용

  • 입력 2002년 4월 23일 18시 03분


주5일 근무제를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나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노사정위원회의 ‘합의대안’대로 노동법이 개정될 경우 폐지하게 되어있는 월차휴가 등을 여전히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노사정(勞使政) 합의로 관련법이 조속히 개정되지 않으면 개별 사업장별로 주5일 근무와 관련된 근로조건 측면에서 격차와 혼란이 생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제각각인 현행 주5일제〓노동부가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수도권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3개사 중 10개사(76.9%)가 기존의 월차휴가나 연차휴가를 토요일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주5일 근무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월차휴가(1년에 12일)만 사용하는 경우 근로자들이 1년 52주에서 24주만 토요 휴무를 하고 나머지 28주는 토요 근무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월차휴가 하루가 8시간 근무를 대신하기 때문에 토요일(4시간 근무) 이틀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연월차휴가를 함께 사용하면 월차휴가 12일에 연차휴가 10일 이상을 합쳐 22일 이상을 토요일에 쉴 수 있다. 따라서 1년 52주에서 44주 이상 주5일 근무를 할 수 있지만 연월차휴가를 묶어 재충전을 위한 장기휴가를 가기는 힘들게 된다.

월차휴가는 사용자가 한 달에 하루의 유급휴가를, 연차휴가는 1년간 개근한 근로자에게 10일의 유급휴가를 제공하도록 현행 근로기준법에 각각 규정돼 있다. 노동부는 이중 월차휴가는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제도라고 말했다.

▽합의 안 되면 혼란 가중〓기존 연월차휴가를 그대로 두고 개별 사업장에서 노사협상을 통해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 노조의 단결력과 기업의 대응력에 따라 각양각색의 시행 형태가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

노조가 힘이 세 연월차휴가를 그대로 두고 주5일을 시행하게 될 경우 공휴일을 포함해 1년에 152일(근속 10년의 남성근로자 기준·회사 기념일 제외)을 쉬게 돼 선진국의 휴일 일수를 능가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 노동부는 주휴일(일요일) 유급화가 존속되면 각 기업들이 개별 사원들의 근무시간을 일일이 계산해 시간당 통상임금을 산출해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르게 된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 밖에 노동계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주5일 근무제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면 근로자별 ‘휴일 격차’가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근로자 전체의 복지를 고려해야 하는 상급단체의 역할에 대해 회의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주5일 근무제 도입기업의 내용 및 특징
기업도입시기연월차 여부특징노조
모토로라코리아1987.1모두 존속평일 근무 조정해 토요일 대체
㈜뉴보1996.1
한국와이어스1982.12
바이엘코리아1989.2월차 활용외국투자기업
삼성테스코2001.4월∼목요일 9시간 근무로 토요일 대체
로디아실리카코리아㈜1999.14조3교대 운영
에스비티㈜2000.112001년 10월부터 연차 부활
LG칼텍스가스㈜1999.1연월차 활용외국인합작회사
LG칼텍스정유㈜1997.1
LG전자㈜2001.9-
동방아그로1999.7본사 사무직에만 적용
동일레나운1998.4-
중앙바이오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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