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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12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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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스텍앤마케팅의 김기영(金基英·48) 대표는 1978년 서울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충남 예산으로 내려가 농민운동에 뛰어들었다. 97년 다시 서울로 오기까지 시골에서 직접 벼농사를 지으면서 농민들과 함께 호흡했다. 이 때문에 아직도 검은 피부에 수더분한 인상이 시골농부의 모습 그대로다.
그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벤처기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해 가을. 기술은 뛰어나지만 추가 개발비는커녕 사무실임대료를 구하지 못해 쩔쩔 매던 벤처회사로부터 특허를 사들인 뒤 사업가의 길에 나섰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고려대 장혁규 박사팀이 한국전력 신옥천전력소팀, 육군항공작전사령부의 안전실과 2년여의 협력 끝에 개발한 ‘반도체 소자를 이용한 이동식 소형조명기기’.
고층 빌딩, 철탑 등 자칫하면 헬기가 닿을 수 있는 지지대에 부착, 주의표시를 해주는 장치로 국제특허까지 출원했다.
기존의 제품이 대부분 전력선을 연결한 전구(電球)형태인 반면 이 제품은 태양열전지를 사용해 전선이 필요 없고 전구가 아니라 발광다이오드(LED)형이라는 점이 특징. 쉽게 갖고 다니고 부착할 수 있도록 무게를 절반 이하로 줄여 업계에서 ‘획기적 제품’이란 평가도 받고 있다.
국내 시장규모는 현재 교체수요를 중심으로 매년 1000∼2000개, 금액으로는 연간 50억원 정도지만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우선 국내에서 제품의 성능을 충분히 인정받은 다음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며 “자체 조사결과로는 성능이나 가격에서 경쟁우위에 있기 때문에 판로만 잘 개척한다면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사회운동은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꿔 가는 작업인 반면 사업은 긍정과 긍정이 만나 서로에게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도움을 주는 작업”이라며 “시장에서 필요하지 않은 것을 만드는 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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