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카드·보험특집]신용카드사 불량고객 식별 노하우

  • 입력 2002년 3월 11일 17시 30분


‘문제는 불량고객을 식별하는 방법이다.’

신용카드사의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불량 고객은 더 많은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신용카드사는 고객 확보를 위한 노력과는 별도로 심사 단계부터 불량신청자들을 식별하는 데 적지 않은 신경을 쓰고 있다.

보통 카드업계에서는 신청서를 대필로 작성하거나 다른 사람 이름을 도용하는 경우, 혹은 카드발급 자격에 미달하는 사람을 불량신청자라고 부른다.

번듯하게 서류를 작성해 가는데 무슨 수로 이름 도용이나 대필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까.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심사 담당자들은 나름대로 불량신청 여부 식별 요령이 있다.

카드사의 불량신청 적발 담당자들이 꼽는 식별 요령은 크게 다섯 가지.

우선 글씨체로 식별하는 방법이다. 성별은 여자인데 글씨체는 ‘남성스러운’ 경우, 신청자의 나이가 예순을 넘겼는데 글씨체는 또박또박하다거나 하는 경우가 의심의 대상이다.

서명도 주의 깊게 본다. 이름을 도용한 경우 주민등록번호 이름 주소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제대로 입력하는데 서명은 무심코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서명에 자신의 이름이 어렴풋이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명의 이름과 서류에 적힌 이름이 다르면 바로 적발된다.

전화 심사할 때는 목소리를 유심히 듣는다. 목소리와 나이가 맞지 않거나 개인 정보를 더듬더듬 대답할 경우 의심 대상이다.

직장에 전화를 했는데 너무 자주 자리를 비우면 의심한다. 출근하지 않는 직장을 자기 직장인 것처럼 속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 만약 출장이나 외근 중이라면 본인과 직접 통화하기 전까지는 발급을 보류하는 경우도 있다.

역설적이지만 제출한 서류가 너무 완벽해도 의심을 한다. 스스로 카드를 발급 받기 위해 온 사람 중에 재산세납부 영수증, 주민등록등본 등 3,4가지 서류를 완벽하게 붙인 경우 의외로 자격 미달자인 경우가 많다. 반면 우량 회원들은 서류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카드사가 ‘서류 좀 내달라’고 하면 “귀찮으니 안 만들겠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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