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 피플]제일기획 최인아 상무

  • 입력 2002년 3월 4일 17시 33분


“다시 젊어지고 싶냐고요? 그동안 살아온 경험들이 아까워서 그러고 싶지 않네요.”

제일기획 최인아(崔仁阿·41) 상무에게 젊음은 그리 갖고 싶은 것이 아니다. 젊은이들이 아직 알지 못하는 슬픔과 기쁨, 고민과 걱정을 모두 겪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여성 임원 중 최초의 공채 출신, 1999년 언론사들이 선정한 ‘21세기 한국을 움직이는 신지식인 100인’ 중 한 명, 98년 칸 국제광고제 심사위원 등 최 상무의 경력은 화려하기만 하다.

그의 히트작 ‘운전은 한다, 차는 모른다(스피드메이트)’‘프로는 아름답다(베스띠벨리)’ 등은 바로 젊음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경험에서 나왔다.

그가 말하는 ‘경험’이란 사실 대단한 것이 아니다. 친구들과 카페에서 수다떨었던 일, 가족이 아파 속상했던 일, 회사 생활하며 상사들에게 혼났던 일 등 바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광고인들은 흔히 평범함을 멀리하고 특이함, 독특함만을 좇으려 하죠. 하지만 너와 내가 살아가는 평범한 모습을 들여다보면 그 곳에 바로 광고의 핵심이 들어 있어요.”

일반 소비자들의 삶을 꼼꼼히 분석하는 그녀의 습관은 최근 ‘삼성카드’ 광고에서도 빛을 발했다.

늘어나는 여성의 사회진출 속에 자신감을 잃고 왜소해져 가는 남자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멋있는, 이 시대 남자들이 원하는 모습을 영화배우 정우성을 통해 보여줬다.

1일 최 상무는 회사로부터 ‘마스터 1호’라는 호칭을 받았다. ‘마스터’ 제도는 제일기획이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이달부터 도입한 제도. 매년 최고 수준의 사내 광고·마케팅 전문가에게 ‘마스터’라는 호칭을 부여한다.

“84년 제일기획에 입사해 ‘최인아’라는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은 지 19년이 흘렀다”는 최 상무는 “보통 사람의 경험을 중시하다보니 나 자신의 브랜드가 오래 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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