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가계대출 많은 시중銀 저금리지원 축소”

  • 입력 2002년 1월 25일 17시 59분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한 학술회의의 초청 강연에서 학술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전 총재가 충남대 교수 출신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중앙은행 총재가 논문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이날 한국경제발전학회 정기총회에서 부(富)의 변화와 금리변동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이란 주제로 강연하면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전 총재가 한은 '장병화 경제예측팀장'등과 수 차례 토론을 거쳐 작성됐다는 후문.

전 총재는 논문에서 콜금리가 1% 포인트 떨어지면 민간소비가 0.4%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고 주장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 총재가 최근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한 행사에서 논문 수준의 개회사를 하는 것을 인상깊게 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한편 전 총재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많으면 한국은행이 연 2.5%로 지원하는 총액한도 대출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대출이 급증하면 기업여신이 위축될 수 있고, 가계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도 높아져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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