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삼성전자 4.4분기 실적내용과 전망

  • 입력 2002년 1월 16일 16시 35분


‘반도체 부진과 정보통신의 선전(善戰)’

삼성전자가 16일 발표한 지난해 4·4분기와 연간 영업실적 성적표다.

반도체는 적자폭이 4·4분기에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적자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반면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 영업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정보통신 부문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휴대전화는 작년에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단일품목으로는 D램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조(兆) 단위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도체는 부진속 회복 기대=삼성전자의 핵심기반 사업인 반도체는 지난해 4·4분기에도 212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3·4분기에 낸 영업손실 3811억원에 비해 손실폭이 45% 가량 줄었지만 적자행진은 여전했다. 2000년 4·4분기에는 반도체에서 1조2810억원의 이익을 냈다.

다만 실적개선 추세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향후 낙관론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 D램 값 상승세가 매출에 반영된 12월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10월과 11월 두달 간의 손실을 상당부분 메웠다는 분석. 두달 전인 11월 6일에는 개당 1달러를 밑도는 128메가 D램의 현물시세는 16일 현재 최고가 기준으로 개당 4달러 선을 넘어섰다. 고정거래가격도 개당 1달러 초반에서 2달러 중반으로 1달러 이상 올랐다. 주우식(朱尤湜) 삼성전자 상무는 “고정거래 가격이 12월초부터 본격 인상돼 4·4분기중 흑자폭이 그리 크지 못했다” 며 “올 1·4분기부터는 뚜렷한 흑자로 돌아설 것” 이라고 밝혔다.

▽정보통신 부문의 선전=지난해 정보통신 부문 영업이익은 1조3741억원.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인 6983억원을 압도적으로 앞섰다. 매출에서도 정보통신 부문은 전체 매출 32조여원 가운데 28%나 차지하는 9조335억원을 나타냈다. 정보통신 부문의 이같은 실적은 2000년에 비해 매출액은 18.7%, 영업이익은 51.3%나 증가한 것. 2000년에 1570만대였던 휴대전화 수출량은 지난해에 2200만대로 집계돼 40%의 신장세를 나타냈다. 이중 유럽형(GSM)단말기 수출대수가 1430만대로 영업이익이 늘어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4·4분기 정보통신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3000억원과 4862억원으로 이 가운데 휴대전화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디지털미디어 부분과 생활가전은 계절적인 영향으로 4·4분기 실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 디지털미디어는 이 기간에 2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생활가전은 34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전반적으로는 선방 한 편=삼성전자의 지난해 순이익은 사상최대의 6조원 순이익을 낸 2000년과 비교하면 다소 초라한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 주 상무는 그러나 사상 최악의 반도체 경기로 세계 유수기업들도 손실을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편 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이익규모는 사상 최대 이익을 낸 2000년의 6조원과 1999년 3조원에 이어 3번째로 많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 D램이 12월에 실질적으로 흑자로 돌아섰고 이달에는 뚜렷한 흑자를 보일 것” 이라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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