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피플]오리콤 권도안 CD "술꾼 유혹 감질나게"

  • 입력 2002년 1월 15일 18시 28분


짙은 색의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성의 훤히 드러난 등선, 빨간색 립스틱을 짙게 바른 입술 밑으로 윗부분이 보일 듯 말 듯한 여성의 가슴.

요즘 애주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씨그램코리아의 ‘윈저12’ 인쇄광고 시리즈는 얼음과 함께 술이 절반쯤 담긴 술잔이나 술병과 같은 위스키 광고의 ‘기본’을 모두 버렸다.

1차∼3차 시리즈 광고 제작을 총괄한 오리콤의 권도안 CD(크리에티브 디렉터)가 추구하고 있는 컨셉은 ‘은밀한 유혹’.

“씨그램코리아가 윈저12의 병을 고급스런 향수병 모양으로 리뉴얼한 뒤 세련된 제품 이미지나 디자인 등 감성적인 요인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위스키 광고의 틀을 깨는 감성적인 컨셉을 선택했죠.”

권 CD는 새로운 윈저의 병 모양이 여성의 바디라인을 연상시킨다는 점에 착안해 여성 모델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유혹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1차 광고에서 병 모양의 중세풍 문 앞에서 한 여성이 등을 보인채 서 있게 함으로써 ‘숨겨진 욕망’을 강조했다. 2차 광고에서는 여성 모델의 섹시한 가슴선에서 보는 이들이 ‘은밀하고 부드러운 유혹’을 느끼도록 했다. 이어 3차 광고는 드레스를 입은 여성 모델의 훤히 드러난 허리선에서 윈저 병 모양이 연상되도록 했다. 특히 3차 광고는 ‘거부할 수 있다면 유혹이 아니다’는 카피를 통해 윈저의 강력한 유혹을 자신감있게 표현했다.

그는 “3차 광고까지 나간 뒤 여성 모델의 얼굴이 궁금하다는 문의가 빗발쳤다”면서도 “조만간 공개될 4차 광고에서도 2, 3차와 똑같은 19세의 우크라이나 여성 모델이 나오지만 얼굴은 공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정지된 한 컷의 그림을 통해 여러 가지 상상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인쇄 광고로는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중앙대 공예학과 출신인 권 CD는 1986년부터 2년동안 대우그룹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다 88년 5월부터 오리콤 CD로 일해왔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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