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세계 철강시장 빗장 건다

  • 입력 2001년 12월 12일 18시 27분


미국에 이어 유럽 동남아 호주 등이 잇따라 철강 수입을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국의 철강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산업자원부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9월 제1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철강 고위급회의와 최근에 있었던 한-EU 철강협의 등에서 “더 이상 철강 수입이 늘어난다면 가만있을 수 없다”는 경고성 발언을 여러 차례 한국측에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자부는 EU가 수입 철강에 대한 덤핑 조사를 시작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태국도 최근 수입 철강 중에서 자국 생산이 가능한 제품에 대해 5∼25%의 가중 관세를 물리기로 했으며 덤핑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호주는 지난달 말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의 열연형강 제품에 대해 덤핑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산자부 안현호(安玹鎬) 기초소재산업과장은 “철강 분쟁이 세계 각지로 확산될까 우려된다”면서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그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7일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고율(高率)의 관세 부과 등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건의함으로써 내년 2월 부시 대통령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산자부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과 더불어 다른 나라들도 잇따라 수입을 규제한다면 침체에 허덕이는 세계 철강산업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연간 1300만t을 수출하는 한국 철강산업도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된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최근 특별팀을 구성해 철강 조선 등에 대한 통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EU의 경우 원래 철강 수출국이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 올해는 수출 2500만t, 수입 3200만t으로 700만t의 무역역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미국이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하면 수출길이 막힌 연간 900만t 이상의 다른 나라 물량이 EU로 밀려올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럴 경우 반덤핑 제소를 하거나 수출국의 보조금에 대한 상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태국 등 동남아의 주요 철강 수입국들도 덤핑 조사를 고려하며 철강시장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주로 철강을 수출하는 나라는 중국 일본 동남아 미국 EU 순이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한국의 주요 철강 수출지역 및 수출량(2000년)
국가수출량(t) 수출액(달러) 점유율(%)
중국 317만8000 17억9300만 26.8
일본 283만5000 12억5600만 18.8
동남아 218만1000 11억0600만 16.5
미국 235만3000 10억3200만 15.4
EU 93만3000 4억6800만 7.0
기타 221만 10억3900만 15.5
합계1369만 66억9400만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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