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日명품족 "한국은 쇼핑천국"…관광객 줄었지만 매출급증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43분


일본 명품족(族)의 한국 나들이와 씀씀이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일본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에 비해 10% 미만 증가했으나 국내 유명 명품매장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의 구매액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11테러사건 이후 일본인 관광객은 격감했는데도 명품매장에서 일본인의 씀씀이는 오히려 커졌다.

10월에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수는 지난해 10월보다 22.3% 줄었으나 롯데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액은 50% 이상 늘었다. 이는 전체 관광객 수가 줄어도 명품족 관광객 수와 1인당 구매액은 오히려 증가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외국인 매출의 95%는 일본인이 차지한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10월 외국인 부가세 환급액을 분석한 결과 1인당 구매액은 59만2000원으로 지난해 57만1000원보다 3.7%(2만1000원) 증가했다. 10월에 외국인에게 돌려준 부가세도 1642만원으로 지난해 1043만원보다 57.4% 늘었다.

10월뿐만 아니라 2월부터 매달 외국인 관광객에게 돌려준 부가세를 기준으로 계산해도 일본인 상대 매출액은 전체적으로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국내 백화점에서 5만원어치 이상 물건을 사면 부가세 10%를 되돌려 주게 돼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외국인 매출 가운데 절반은 샤넬 매장이 차지했고 나머지도 대부분 명품매장에서 나왔다”며 “일본의 명품족들이 특히 테러 이후에는 뉴욕에서 한국으로 방향을 돌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추세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도 마찬가지. 테러 직후인 9월에는 외국인 매출이 작년 9월보다 줄었으나 10월에는 반대로 19.3% 증가했다.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은 100만원가량으로 한국인 쇼핑객 평균 30만9000원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외국인 명품족들이 주로 물건을 구입한 매장은 루이뷔통 에르메스 프라다 샤넬 페라가모 순.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외국인 쇼핑객을 전담하는 박수영(朴修永) 팀장은 “명품을 찾는 일본인들이 10월 들어 눈에 띄게 늘고 있고 12월에는 더욱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에서는 같은 제품이라도 일본에 비해 10∼20% 싼데다 구하기도 쉬워 일본 명품족이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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