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이닉스 제휴, 삼성 "불리할 것 없다"

  • 입력 2001년 12월 4일 19시 13분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사의 전략적 제휴 발표를 가장 주의 깊게 지켜보는 회사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위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던 D램시장의 주도권이 하이닉스-마이크론으로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반도체 투자의 핵심인 원가부문에서 경쟁력이 높아진다. 마이크론의 우수한 공정기술과 하이닉스의 양산능력이 접목되면 삼성으로서는 부담스럽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두 회사가 지분 맞교환을 하면 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의 계열회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의 하청기지가 되면 국내업체들의 피해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양사의 합병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비교적 느긋한 표정. 두 회사가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한 2년은 되므로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삼성전자가 계속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생각이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양사가 합병되면 D램 생산량이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와 D램시장 전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부가가치가 높은 S램과 플래시메모리, 램버스D램 등을 골고루 생산하므로 D램 중심의 하이닉스, 마이크론과 차별화돼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

전병서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가 합병을 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합친 만큼 유지되기 어렵고 구조조정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삼성전자에는 별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해·박정훈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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