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특집]5社 CEO 경영 전략

  • 입력 2001년 11월 14일 20시 40분


▼현대 김동진 사장

현대차는 올들어 10월까지 국내시장에서 60만 4800대, 해외에서는 74만8900대를 판매해 총 135만대의 차를 세계시장에 팔았다.

이 수치는 지난해보다 6% 이상 많은 것으로, 특히 미국시장에서 싼타페, 그랜저XG 등 고부가가치 차량이 많은 사랑을 받아 수익성이 한층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미국 테러사태 이후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있고, 유가 불안과 자동차산업의 공급 과잉, 선진국 시장의 보호무역 등으로 한국 자동차업계는 힘겨운 수출 환경에 직면해 있다.

국내에서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진출에 따른 내수시장 경쟁이격화되고 있고, 외국 자동차 메이커의 국내 금융업 진출 등에 따라 기회보다는 위기요인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1등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자동차시장의 특성상 앞으로 현대차가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가 않다.

선진국의 기술 표준에 맞춘 응용 기술로는 시장을 선점할 수 없다.

선진 메이커를 따라잡기 위해 치뤄야 하는 학습비용은 계속 쌓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차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축적하고, 일류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품질을 일류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앞으로 북미 유럽 등 세계 권역별로 현지 사정에 적합한 전략 차종을 개발하는 데 경영자원과 비용을 집중할 것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세부 실천을 통해 2010년 세계 톱 5의 자동차메이커에 진입할 것이다.

▼기아 김뇌명 사장

기아차는 앞으로 수출 확대에 주력할 것이다.

기아차는 10월에 미국현지에서 2만4500대를 팔아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최다판매를 올렸다. 올들어 10월까지 18만대의 차를 미국에 판매했다.

특히 올해 미국시장에 첫선을 보인 카니발II(수출명은 세도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기아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그동안 꾸준한 투자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품질력을 확보하였기 때문이다.

카니발 같은 대형 고급차량을 판매하면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심고 있는 것도 주효했다.

기아차는 또 해외 딜러들의 역량강화에 주력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 시장을 비롯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앞으로는 해외로드쇼를 더욱 활발하게 펼쳐 해외 투자자 지분확대를 모색할 예정이다.

GM의 대우차 인수로 인해 내수시장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업체들과 수입차업체들의 내수시장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것이다.

이 경쟁에서 오직 품질만이 승리를 담보해 줄 것이다. 그동안 다져진 기아의 ‘품질 제일주의’를 통해 내수시장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내수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릴 것이다.

올해 창사이래 최대실적을 올린 기세를 더욱 활기차게 이어갈 것이다.

▼르노삼성 제롬 스톨 사장

르노삼성은 올해 연초 판매 목표인 6만8000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9월에는 출범 이후 최초로 월 판매 8000대를 돌파하며 중형차 시장에서 27%대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해 입지를 굳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통해 고객 만족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전개한 덕분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로는 최장의 무상 보증 기간을 제공해 SM5 품질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구축한 것도 한 요인이다. 내년도엔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출범 이후 최초로 신차를 선보이는 등 성장 가능성을 제시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 내놓을 SM3는 SM5의 명성과 성능을 그대로 계승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확신한다.

르노-닛산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선진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고 부품 공동구매망 활용 등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르노삼성이 추구하고 있는 △고객 만족 △최적의 효율화 △국제화된 한국기업이라는 경영지표를 실천하기 위해 각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고객 만족 창출을 위한 CRM(고객관계 경영) 프로그램도 적극 운영할 것이다.

앞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격 정책과 브랜드 이미지 창출 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르노삼성의 경쟁력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쌍용 소진관 사장

새로 내놓은 신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인 ‘렉스턴’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대표성 희소성의 뜻이 담긴 ‘대한민국 1% 렉스턴’이라는 공격적인 슬로건을 채택한 만큼 자동차시장에서 1%의 대표성과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차별적인 전략을 갖출 것이다. ‘무쏘 픽업’도 내년 자동차시장에 내놓을 예정이어서 쌍용차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전력을 쏟을 것이다. 신형 엔진의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성과시스템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이고 선진 생산시스템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판매를 늘리기 위해 국내 영업망과 애프터서비스망을 체계적으로 개선시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중국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세계 시장에 어필할수 있는 판매조직과 내부역량을 갖출 것이다.

생산능력의 극대화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문이다.

현재 12만8000대 수준인 생산능력을 2005년까지는 최대 20만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또 부품 국산화를 위해 부품업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도 게을리하지 않을 작정이다.

쌍용자동차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외자유치 영업망 확대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할 작정이다.

▼대우 이영국 사장

대우차는 판매 증대와 지속적인 구조조정 추진으로 든든한 수익구조를 구축하는 데 모든 전력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질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다.

우선적으로 내수 시장 점유율을 30% 이상으로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우차는 점유율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저력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

특히 80만명을 넘어선 대우차 서포터 회원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양해각서 체결로 대우차 미래에 대한 신인도가 높아짐에 따라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내년에 T200을 비롯한 신모델들이 나오면 회복 속도가 더 빨라 질 것이다.

수출 등 해외사업도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외 현지판매 확대를 위해 각 지역 특성에 맞는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우차는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할 것이다. 올해 회사는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6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 기조를 만들고 있다.

연간누계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서는 등 경영정상화 계기는 이미 구축돼 있다. 부평공장도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경영정상화는 반드시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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