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팬택, 현대큐리텔 인수

  • 입력 2001년 11월 13일 18시 45분


중견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인 팬택(공동대표 박병엽·박정대·www.pantech.co.kr)이 하이닉스반도체의 단말기 자회사 현대큐리텔을 인수한다. 이에 따라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은 삼성, LG, 팬택의 ‘3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팬택은 13일 매각입찰에서 일본 도시바와 이스라엘 바이텔레콤을 제치고 현대큐리텔 인수자로 선정됐다. 인수금액은 지분매각대금 476억원을 포함해 약 1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연간 매출액 4000억원, 자본금 102억원의 중견업체로 모토로라에 연간 400만대 규모의 휴대전화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큐리텔은 매출액이 팬택의 2.5배인 1조원에 이르는 국내 3위의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회사로 올해 5월 하이닉스반도체에서 분사했다.

팬택은 이번에 KTB 네트워크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현대큐리텔 인수에 성공했다. 팬택과 KTB 네트워크는 각각 절반씩 지분을 차지하며 경영권은 팬택이 행사한다. 팬택은 컨소시엄에 박병엽 부회장의 개인지분 형태로 참여했다.

팬택과 현대큐리텔의 휴대전화 생산규모를 합하면 연간 900만대로 LG전자의 1100만대에 육박한다. 올 상반기 생산량은 현대큐리텔이 256만대, 팬택이 150만대였다.

두 회사의 합병은 공동 기술개발과 생산원가 절감 등의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팬택은 연간 10개, 현대큐리텔은 연간 15개의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 두 회사가 협력하면 연간 40개 이상의 신규모델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팬택의 신동진 이사는 “국내 대기업 구조조정을 외국업체의 참여 없이 국내에서 해결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양사간 인력과 시설, 기술교류를 통해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큐리텔 매각을 계기로 하이닉스의 자산매각 및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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