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4개핵심 빼고 다 판다”…전인백 부사장밝혀

  • 입력 2001년 11월 11일 18시 42분



하이닉스반도체는 핵심 반도체 생산설비 4개 팹(FAB)을 제외한 나머지 설비를 모두 국내외에 매각할 방침이다. 또 외국 업체에 설비를 팔더라도 가급적 핵심 기술에 대한 소유권은 넘겨주지 않을 것이며 기술 사용 로열티는 별도로 받을 계획이다.

하이닉스반도체 전인백(全寅伯) 부사장 겸 구조조정본부장은 11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회로선폭 0.15㎛(마이크로미터)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이천공장 2개 팹과 청주공장 1개 팹, 미국 유진공장 1개 팹을 제외한 나머지 9개 팹을 모두 매각할 방침”이라며 “현재 일부 팹의 매각협상은 빠르게 진전되고 있으며 나머지 팹의 매각협상도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가 공식적으로 핵심 4개 팹을 뺀 9개 팹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각작업이 예정대로 끝나면 하이닉스는 2조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돼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또 기술력이 앞선 4개 팹만으로도 연간 160만개 이상의 칩(chip)을 생산할 수 있어 규모는 줄이고 기술 경쟁력은 높이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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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사장은 “구미공장 2개 팹은 국내 주문형반도체(ASIC)협회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컨소시엄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지만 중국과 대만업체가 매입의사를 보이고 있어 결과를 말하기엔 아직 이른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주와 이천 팹은 적극적 매입의사를 밝히고 있는 중국 대만업체들에 분할 매각할 계획이며 설비를 팔더라도 가능한 한 기술에 대한 소유권은 주지 않고 기술 사용 로열티를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이 같은 조건 아래 중국측 요구대로 회로선폭 0.18㎛ 팹을 0.22∼0.25㎛ 팹에 끼워서 팔 예정이다.

전 부사장은 “국내 컨소시엄에 매각될 구미공장에는 지분참여를 하지 않겠지만 중국이 세울 국내법인에는 일정 지분을 출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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