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직장인 누가 세금 더 내나

  • 입력 2001년 11월 8일 15시 57분


매년 3월 ‘납세자의 날’이 되면 유명 연예인들이 빠짐없이 모범 납세자로 선정된다. 이들은 과연 비슷한 수입을 가진 일반 직장인보다 세금을 많이 낼까.

최근 한 납세자(김모씨)가 연봉 1억원을 받는 직장인 연예인 프로야구선수 등의 소득세를 계산, 국세청 웹사이트에 올려 화제다.

김씨의 계산(2인 가족 기준)에 따르면 직장인의 소득세는 2050만원, 연예인은 867만원, 프로야구선수는 800만원이다. 직장인은 연예인보다 1183만원을, 프로야구선수보다 1250만원을 더 낸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김씨의 계산이 틀리지는 않지만 가정이 비현실적이라고 답변했다. 가족수를 4명이라 치고 김씨의 계산에 빠져있는 각종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적당하게 감안하면 각각의 소득세는 △직장인 1143만원 △연예인 786만원 △프로야구선수 728만원 정도라는 것.

김씨의 계산에 비해 격차는 많이 줄었지만 연봉 1억원대 직장인이 연예인이나 프로야구선수 보다 세금을 더 낸다는 사실은 국세청도 인정하고 있다.

세금액수가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연예인과 프로야구선수는 ‘근로소득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 비용을 더 많이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연예인은 매니저 급여 의상비 화장품비 팬클럽운영비 등, 프로야구선수는 운동기구 구입비 보약비 부상치료비 등 꼭 지출해야할 경비가 일반인보다 많다”며 “이를 감안하면 일반 직장인보다 세금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입이 3000만원 정도라고 가정하면 연예인이나 프로야구선수가 일반 직장인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낸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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