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한국대기업 6%만 수익-성장-주주이익 실현"

  • 입력 2001년 10월 18일 17시 27분


한국의 대기업 중 지난 10년간 수익 성장 주주이익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회사는 삼성전자 삼성화재 SK텔레콤 농심 등 4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신문 주최 세계지식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세계적 컨설팅회사 베인&컴퍼니의 존 도나휴 사장(사진) 등은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 세계의 2000여개 우량기업 중 수익 성장 주주이익을 모두 달성한 기업의 비율은 13%”라며 “같은 기준을 적용해볼 때 한국의 대기업은 6%만 이 범주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에 포함된 한국기업은 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의 재무구조가 건전한 71개 상장기업이었다.

베인&컴퍼니는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기업’으로 △지난 10년간 물가상승률을감안한 실질매출과 순이익 성장률이 연평균 5.5% 이상이고 △주식을 취득한 이윤이 시장이자율보다 높은 기업을 정의했다.

도나휴 사장은 “한국기업이 성장성과 수익성에서는 세계평균보다 높았지만 주주이득 조사에서 많은 기업에서 탈락함으로써 성공기업이 6%에 그쳤다”며 “이는 한국기업의 부채비율이 높고 주식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못해 투기성이 너무 높고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미국의 주가는 3배 이상 뛰었지만 한국의 주가는 91년 수준에 머물러 주주가치 조사에서 한국기업이 불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주주이익은 기준보다 낮았지만 매출과 순이익 성장률은 기준을 통과한 한국기업에는 현대자동차 LG건설 신세계 신한은행 한전 등 19개사가 포함됐다.

그는 재벌의 다각화와 관련해 “상당수 세계적인 대기업도 다각화를 하고 있지만 한국의 재벌은 비(非)관련사업에도 다각화한 것이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 주크 부사장은 “세계 각국의 조사대상 기업 중 수익 성장 주주이익을 함께 달성한 200여개 ‘성공 기업’중 20%만이 첨단업종의 기업이고 나머지 80%는 다양한 업종에 속하는 굴뚝기업”이라며 “이들 기업은 핵심사업에서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성공 기업 중 85% 이상이 하나의 핵심사업을 가지고 그로부터 체계적, 유기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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