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54세에 늦깍이 창업…임준서 씨즈커피 사장

  •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52분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 간단히 마실 수 있는 ‘편의’가 없어서야 되겠습니까. 물만 부으면 컵라면을 먹듯이 물만 부어 마시는 커피를 만들기로 했죠.”

씨즈커피의 컵 형태 커피믹스는 현재 전국의 ‘LG25’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즐길 수 있다. 54세에 씨즈커피를 창업한 임준서 사장(60)이 58세때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임 사장은 한발 더 나가 커피믹스 업계 1,2위인 동서식품 네슬레와 직접 충돌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파고들기로 했다. 헤이즐넛 카푸치노 등 향커피를 인스턴트 커피믹스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공장에 기계를 들일 돈도 없어서 일일이 손으로 만들었어요. 종이컵에 커피믹스를 넣고 뚜껑을 다리미로 눌러 접착시켰죠.”

컵 형태의 향커피 믹스는 99년 7월 선보였고 날씨가 선선해지는 10월부터 편의점에서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올 여름에 커피아이디어 상품으로 대만에 첫수출을 했어요. 찬물에 녹는 아이스커피믹스 5000만원 상당이죠. 인삼향을 첨가한 커피믹스도 수출할 겁니다.”

건축용 시멘트대리점을 운영하던 임 사장은 가정문제 등 어려움으로 사업을 접고 87년 미국으로 떠났다. 구멍가게 비디오가게 세탁소 등 ‘대략 상상이 되는 미국생활’을 두루 거쳤다.

“미국의 유명한 제과업체 ‘씨즈캔디’의 자회사 중에 원두커피를 만드는 곳이 있어요. 그 회사 사람과 우연히 커피를 마시다가 향원두커피 가격이 한국유통가의 10∼30%수준이라는 것을 알게됐죠.”

그는 94년 귀국해 원두커피 수입판매업을 시작했다.

“헤이즐넛 원두커피를 한 할인점에 납품했는데 그곳이 부도가 났어요. 곧 외환위기도 닥쳤구요. 돌파구를 찾으려면 단순한 원두커피가 아니라 ‘아이디어 상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99년 6억원에 채 못 미치던 씨즈커피의 연매출은 지난해 16억원으로 늘었으며 올해 예상매출은 30억원.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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