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채 지난달 1조 회수…연말까지 17조원 만기

  • 입력 2001년 10월 7일 18시 49분


9월중 회사채시장에서 돈이 1조원이나 빠져나갔다. 여기다 10월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17조3000억원이나 돼 기업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회사채에 투자됐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올 들어 처음으로 시중자금이 안전한 국채나 은행예금 등으로 이동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 등을 제외한 일반기업이 9월중에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금액보다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상환한 금액이 1조원 가량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회사채가 발행보다 상환이 많아 순상환을 기록한 것은 작년 12월(5조원) 이후 올 들어 처음이다.

회사채는 8월까지 15조원 이상이 순발행돼 주식시장 침체로 유상증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의 주요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역할해왔다.

한은 관계자는 “연기금과 농협 상호신용금고 등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투자했지만 미국의 테러사건 이후 회사채 매입을 꺼려하면서 회사채 발행이 줄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A-등급과 BBB-등급의 수익률 격차는 7월 4.13%포인트에서 최근에는 4.19%포인트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BBB-등급 이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어렵게 돼 연말까지 자금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은 10월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17조3000억원이며 이중 투자부적격인 BB등급 이하는 3조7000억원, BBB-등급은 1조3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체의 28.9%인 5조원 가량의 회사채가 차환발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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