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대상선, 임시경영체제…김석중·최용묵 부사장

  • 입력 2001년 10월 6일 18시 36분


현대상선은 김충식(金忠植) 사장의 사표 제출로 생긴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석중(金石中·55) 부사장을 영업부문, 최용묵(崔容默·53) 현대엘리베이터 부사장을 관리지원부문의 총괄책임자로 각각 선임했다고 6일 밝혔다.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은 이날 오전 전격적으로 현대상선 본사를 방문해 이사회를 열고 김 사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내부 갈등설을 부인했다. 정 회장은 이어 “김석중 부사장을 중심으로 흔들림 없는 경영을 해달라”고 당부했으며 현대상선이 앞으로도 계열사에 대한 지원 없이 독립경영을 계속할 것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아산측은 “정 회장이 대주주 자격으로 현대상선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영업부문을 맡은 김 부사장은 배재고,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77년 현대상선에 입사해 줄곧 해운업무를 맡아왔다. 자금관리담당을 맡은 최 부사장은 대전고, 성균관대 상학과를 나와 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올해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러나 채권단은 “이번 인사가 정 회장의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것”이라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자금 운용을 책임질 최 부사장이 몸담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정 회장의 장모인 김문희씨가 최대 주주(지분 18.57%)여서 사실상 정 회장의 회사로 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임시경영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여신 회수를 강행하는 방안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지분 15.6%)로 모회사의 대표이사가 자회사의 최고재무당담자(CFO) 직을 맡는 것은 회사의 재무결정권한을 확보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회사를 장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진 왼쪽이 김석중 부사장, 오른쪽이 최용묵 부사장

<김동원·김두영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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