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대상선-그룹 '사장사임' 감정싸움

  • 입력 2001년 10월 5일 18시 36분


현대그룹 정몽헌(鄭夢憲) 회장과 측근들이 현대건설의 자금난 때 현대상선측에 “보유주식과 서울 적선동 본사 사옥, 무교동 사옥까지 팔아 현대건설을 지원하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 현대투신 및 현대증권 매각을 위해 미국AIG그룹과 협상을 벌일 때 현대증권의 대주주인 현대상선(증권주식 15.54% 보유)측은 소외돼 현대그룹 경영진 사이에 갈등이 빚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5일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와 현대상선에 따르면 김충식(金忠植) 현대상선 사장이 돌연 사임하자 이를 둘러싸고 현대그룹(구조조정본부)측과 현대상선간의 마찰이 본격 표출되고 있다.

김재수(金在洙)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사장)은 이날 “김충식 사장의 사의 표명 이유는 본인의 건강 악화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상선측은 “터무니없는 모략”이라며 “(김 사장)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것은 그쪽이 더 잘 알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룹측은 또 “현대상선은 지금까지 계열사 지원과는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경영해 왔던 회사”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측은 이에 대해 “현대건설의 유동성위기시 그룹측은 현대상선에 보유주식 처분은 물론 서울 적선동 본사 사옥과 무교동 사옥을 팔아 현대건설을 지원하라고 요구하는 등 부실 계열사 지원에 상선을 끌어들이려는 요구가 강했다”고 밝혔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