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재계 CEO, 해외출장 잇단 취소

  • 입력 2001년 9월 16일 19시 41분


테러참사에 대한 미국의 보복전쟁이 임박하면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출장 계획을 잇달아 취소하거나 재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해외수주를 위해 중동지역 출장을 강행하는 CEO도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정몽구(鄭夢九) 현대차 회장은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참관하기 위해 16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테러 사태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한 점을 감안해 이를 취소했다. 정 회장은 당초 프랑크푸르트에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슈렘프 회장과 공식 회동을 갖고 양측의 전략적 제휴 확대방안을 논의한 뒤 인도 첸나이를 방문해 현지공장 직원과 딜러들을 격려할 계획이었다. 현대차측은 김동진(金東晉) 사장을 정 회장 대신 독일로 보내 다임러크라이슬러측의 양해를 구하기로 했다.

LG그룹은 10∼11월중 뉴욕 홍콩 런던 등 국제금융 중심지에서 LG전자 구자홍(具滋洪) 부회장 등 주력 계열사 CEO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해외 로드쇼(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일정을 연기하거나 수정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반면 현대건설 심현영(沈鉉榮) 사장은 중동 지역의 신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19일부터 이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3개국을 일주일간 방문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동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등 최대규모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1000여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다”면서 “전쟁발발로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동지역 근로자를 격려하고 공사 발주기관들에 믿음을 주기 위해 예정대로 심 사장이 출장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원재·황재성기자·프랑크푸르트〓김동원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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