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리의 친구'서 경영 동반자로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27분


정몽구 회장(좌)과 유인균 회장(우)
정몽구 회장(좌)과 유인균 회장(우)
‘배포 맞는 친구에서 평생의 경영 동지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오너 정몽구 회장(鄭夢九·MK·63)과 유인균(柳仁均·61)현대하이스코 회장은 경복고 동기동창. 고교 친구로 출발해 이제 한국의 주요 그룹을 이끄는 동반자로 바뀌었다.

유회장은 현대차 그룹내 핵심인맥으로 꼽히는 경복고 3인방 (유인균 회장,이계안 현대캐피탈 회장, 정순원 현대차 부사장)가운데 ‘맏형’이다. 입학연도는 유 회장이 MK보다 1년 늦지만 도중에 휴학한 후 복학하는 바람에 2년여 동안 학교를 함께 다닌 졸업동기다.

두 사람은 학창시절 공부를 썩 잘하는 우등생은 아니었다. 오히려 의리를 중시하고 통이 커 ‘죽이 잘 맞는 사이’였다고 친구들은 기억한다.

고교를 졸업한 뒤 MK는 한양대 공업경영학과,유회장은 외국어대 영어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유 회장이 76년 현대자동차써비스(훗날 현대차에 통합)에 차장으로 입사하면서 인연의 끈을 다시 맺는다. 당시 현대차써비스 사장이던 MK가 ‘옛 친구’를 불러들인 것.

87년 MK가 현대정공 사장을 지낼 때 당시 유 부사장은 현대그룹내 최대 현안이었던 현대정공 노사분규를 해결하는 수완을 보였다.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불렸던 현대그룹 경영권 쟁탈전 때에도 유회장은 MK의 핵심 참모역할을 했다. 현대차 그룹으로 분가한 뒤에는 현대하이스코 회장을 맡아 냉연강판 생산을 둘러싸고 포철과 철강분쟁도 치뤘다.

MK는 3월말 부친인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창업주의 장례과정에서도 유 회장에게 상을 온 정·관계 인사들을 맞으라고 부탁했다. 이같은 돈독한 인연으로 유 회장은 이런저런 MK의 ‘대외업무’를 대신하기도 한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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