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올 적자 3조8000억"…유동성 위기 가능성

  • 입력 2001년 8월 27일 18시 41분


올해 하이닉스반도체의 적자규모가 3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채권단이 5조2000억원의 출자전환 및 만기연장 조치를 취하더라도 연말 현금보유액이 1040억원밖에 남지 않아 내년에 다시 유동성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채권단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27일 하이닉스반도체의 재무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가 작성한 ‘하이닉스반도체 채무조정’ 방안에 따르면 올해 매출액은 4조3290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5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기순손실은 작년의 2조486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3조8020억원으로 추정됐다.

채권단 지원후 현금흐름
(단위:10억원)
2001년 하반기2002년 상반기2002년 하반기
현금수요2,6759211,968
현금유입2,7791,5032,190
과부족104582222
※64M D램 환산가격을 2001년말까지는 개당 1달러,
2002년엔 1.5달러로 가정했을 때.

SSB는 이를 바탕으로 △출자전환 3조원 △신디케이트론 및 잔여수출환어음(DA) 등 5200억원 만기연장 △투신권 회사채 1조1980억원 및 리스채 5230억원 만기연장 등 총 5조2000억원 규모의 채무조정방안을 제시했다.

이럴 경우 연말 현금잔액은 1040억원, 내년 6월말에는 5820억원이 되는 것으로 예상했다.

SSB는 하이닉스의 주력제품인 64MD램 평균환산가격이 올해 1달러에서 내년에는 1.5달러로 올라간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따라서 하이닉스는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금을 3조원 늘려줘도 올해 손실분을 메우는 것조차 버거워 2차 채무조정도 ‘급한 불 끄기’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올 하반기와 내년도 시설투자 예정액도 1조2000억원에 불과해 삼성전자와 다른 외국사에 비해 충분한 제품경쟁력을 갖추기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막대한 시설투자가 필요한 반도체기업이 연말 현금잔액이 1240억원에 불과하고 연간 시설투자비용이 1조원도 안 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이 같은 규모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 시설투자에 대한 신규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외DR 1조600억원을 발행한지 두달 만에 다시 손을 벌리는 것이어서 SSB의 현금흐름 추정을 믿기도 어렵다”며 “특히 출자전환대상에 포함된 DA 7억달러(8890억원)도 상당부분 부실화됐을 가능성이 높아 채권단 주도의 정밀실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두영·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