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하철역 안전펜스…"사고 막고 돈도 벌고"

  • 입력 2001년 8월 19일 19시 48분


이용객이 붐벼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지하철역 등에 안전펜스가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지기획은 수도권의 지하철 승강장에 안전펜스를 만들어 이를 기부채납하는 대신 3년간 안전펜스의 공간에 기업이나 기관의 광고를 운영하는 사업을 5월부터 하고 있다.

백규태 사장은 “99년 서로 다른 노선이 만나는 서울의 한 환승역에서 이용객이 몰리는 바람에 다른 사람에게 떠밀려 앞에 섰던 사람이 철길에 떨어져 다치는 사고를 목격한 뒤 이 사업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그해 15개 형태의 안전펜스를 만들어 특허를 신청한 다음 철도청 서울시지하철공사 등과 협의해 시청 충무로 교대 서울역 등 4곳에 이를 시범 설치했다. 작년 2월에는 이용객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신도림역 등에도 만들었다.

이 사업은 초기에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올 1월에 일본에 유학중이던 고 이수현씨가 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다 사망한 뒤 국내 승강장에도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결실을 보게 됐다.

철도청은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로부터 승강장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받고 안전펜스 설치대상 103개 역 중 올해 20개 역에 설치하고 나머지 역에도 연차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철도청은 안전펜스 설치 후 이용객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승강장 안전선 밖에 서 있는 이용객 수가 절반 이상 줄고 술에 취했거나 비에 미끄러지면서 철길에 떨어지는 사고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백 사장은 “안전펜스 상단에 시각장애인이 역 이름과 몇 번째 차량에 탔는지를 알 수 있는 점자가 새겨져 있다”며 “수익금의 일부를 장애인을 돕는 데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광고물은 안전펜스 양면에 가로 2.2m, 세로 1.2m 크기로 실리고 월사용료는 45만원. 02-3409-2677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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