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기획은 수도권의 지하철 승강장에 안전펜스를 만들어 이를 기부채납하는 대신 3년간 안전펜스의 공간에 기업이나 기관의 광고를 운영하는 사업을 5월부터 하고 있다.
백규태 사장은 “99년 서로 다른 노선이 만나는 서울의 한 환승역에서 이용객이 몰리는 바람에 다른 사람에게 떠밀려 앞에 섰던 사람이 철길에 떨어져 다치는 사고를 목격한 뒤 이 사업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그해 15개 형태의 안전펜스를 만들어 특허를 신청한 다음 철도청 서울시지하철공사 등과 협의해 시청 충무로 교대 서울역 등 4곳에 이를 시범 설치했다. 작년 2월에는 이용객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신도림역 등에도 만들었다.
이 사업은 초기에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올 1월에 일본에 유학중이던 고 이수현씨가 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다 사망한 뒤 국내 승강장에도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결실을 보게 됐다.
철도청은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로부터 승강장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받고 안전펜스 설치대상 103개 역 중 올해 20개 역에 설치하고 나머지 역에도 연차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철도청은 안전펜스 설치 후 이용객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승강장 안전선 밖에 서 있는 이용객 수가 절반 이상 줄고 술에 취했거나 비에 미끄러지면서 철길에 떨어지는 사고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백 사장은 “안전펜스 상단에 시각장애인이 역 이름과 몇 번째 차량에 탔는지를 알 수 있는 점자가 새겨져 있다”며 “수익금의 일부를 장애인을 돕는 데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광고물은 안전펜스 양면에 가로 2.2m, 세로 1.2m 크기로 실리고 월사용료는 45만원. 02-3409-2677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