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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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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25일 “초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사업 매각과 자회사인 맥스터의 지분 매각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의 이연수 부행장은 “반도체 가격이 떨어져 당초 예상한 현금흐름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이닉스의 재정 주간사인 살로먼 스미스바니(SSB)와 논의, 이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하이닉스의 연말 유동성 부족액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출자전환 등 추가 자금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 딘위터(MSDW)도 ‘출자전환이 하이닉스이 유일한 회생방안’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 부행장은 이에 대해 “SSB가 자구계획 차질에 대한 여러 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채권단의 신규지원은 없고 아직 출자전환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계와 반도체 업계에서는 하이닉스가 간신히 올해를 넘기더라도 현재의 재무상태로는 업종 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설비투자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는 상반기에 2660억원의 적자를 냈고 하반기에도 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며 “부채규모 등을 감안해 볼 때 하이닉스는 내년 초부터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금시장에서 하이닉스는 또다시 시장 불안요인으로 대두하고 있다. 25일 하이닉스 주가는 상장이래 최저치인 1150원으로 떨어졌으며 거래물량이 전날에 이어 전체 거래소 거래량은 절반을 차지하는 등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김두영·박정훈기자>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