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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6월 14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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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주(洪性宙) 전북은행장(62)은 “한국에서 차지하는 전라북도의 경제적 비중이 낮고 산업기반도 취약하지만 ‘지역에서 꼭 필요한 은행’이 되면 경쟁력을 가질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독자생존하려면 은행규모가 너무 작지 않느냐고 묻자 홍행장은 “우리는 그동안 큰 것이나 중앙에 대해 너무 콤플렉스를 느껴왔다”며 “런던에 있는 초특급 호텔인 코너트호텔은 객실이 40여개 밖에 안된다. 이튼 스쿨이 규모가 커서 일류가 됐느냐”고 반문했다.
‘소규모의 불이익’을 극복하기 위해 그가 제시하는 것은 ‘최소형 점포모델’. 홍 행장은 “영국의 Middle & Bank는 3명으로 이루어진 영업점이 있다”며 “책임자 2명, 행원 2명, 청원경찰 1명으로 운영하는 미니 영업점을 만들어 비용최소화를 통한 수익극대화를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다.
전북은행의 임직원은 3월 홍행장 취임후 10%가 줄어 현재 1000명. 그는 “인원감축은 구조조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창구자동화등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면 인력을 줄이지 않을수 없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또 현재 1인당 9000만원 가량인 영업이익을 2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살아남을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사람이 할 일을 다 한 뒤 하늘의 뜻에 따른다)’과 ‘새옹지마(塞翁之馬·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두가지 결과를 놓고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또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이 때문에 항상 변하고 배우려고 노력한다. 52세 때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고전(古典)을 읽을 수 있을 정도까지 됐다. “취미로 고전을 읽기 위해 중국어를 시작했지요. 종로학원에 다니고 녹음기도 들고 다니는 것이 민망하기도 했지만 배우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홍 행장이 즐겨 읽는 책은 “육도(六道)”. 강태공이 주 문왕 및 무왕과 질의응답을 통해 왕도(王道)와 병법을 논한 내용이다. 홍 행장은 “읍참마속(泣斬馬謖)이나 솔선수범(率先垂範)처럼 현재 경영자에게 필요한 지혜가 모두 들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은행의 경영환경이 180도 바뀌어 무작정 예금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싼 금리로 예금을 받느냐가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