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해외부실자산 헐값 매각 의혹"

  • 입력 2001년 5월 21일 18시 34분


해외 부실자산 매각과정에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이성헌의원은 21일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채권액 4억7562만달러에 이르는 해외 부실자산을 매각하면서 석연치 않게 매각대행사를 선정해 결국 예상액보다 훨씬 많은 수수료가 지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측에 따르면 KAMCO는 99년 9월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해외지사나 현지법인이 소유했던 164건의 부실채권에 대한 매각대행사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실시, 해외 매각대행사 7개 업체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KAMCO는 입찰제안서를 검토, 매각대행 수수료로 420만달러를 써낸 것으로 계산된 A사를 우선 협상자로 지정해 그해 11월 최종 낙찰했다.

그러나 KAMCO는 우선협상과정에서 당초 제안서에는 없던 성공보수금 조항을 신설, 그 결과 올 3월31일 현재 성공보수금 1243만달러를 포함해 1524만달러를 A사에 수수료로 지급했다. 이는 105건을 매각, 1억6528만달러에 이르는 회수액의9.2%에 이른다. 이와 더불어 수수료 외의 비용 명목으로 267만5000달러가 별도로 지출됐다고 이의원측은 주장했다.

이의원측은 “서로 협상을 통해 입찰제안서보다 낮게 수수료를 결정하는 게 우선협상의 정상적인 협상과정”이라며 “더구나 성공보수격인 인센티브 수수료에다 추가로 성공보수금을 보탠 것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같은 수수료는 아직 55건의 자산이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초 다른 6개 업체가 제시한 455만∼2334만달러를 이미 초과했거나 곧 초과할 액수라는 게 이의원측의 주장이다.

한편 KAMCO측은 성공보수금 신설에 대해 “매각대행사가 부실자산을 가능한 한 빨리, 많이 회수하는 데 대해 보상토록 성공보수금을 신설했고 이는 비용까지 포괄한 것”이라며 “부실자산 처리 및 원금 회수가 다른 나라의 경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르다”고 주장했다.

KAMCO측은 미국 저축대부조합 파산시 5년에 걸쳐 회수금의 16%를 법정비용 등 비용으로, 나머지 3%를 수수료로 쓴 점을 들어 현재의 해외 부실자산 처리가 합리적으로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KAMCO측은 입찰에서 탈락한 다른 6개 업체가 수수료와 비용을 함께 계산해 응찰했다는 이의원측의 주장에 대해 “입찰을 받을 때 구체적 응찰방식이 없었으며 비용 이외에도 부실자산 처리 실적 등 다른 요소들을 평가해 선정했다”고 응답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