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 '겨울잠'여전…경기 '바닥' 낙관은 일러

  • 입력 2001년 4월 26일 18시 49분


‘경기 둔화세는 진정됐지만 바닥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3월 및 1·4분기중 산업활동 동향’은 이 같은 뼈대로 요약된다.

▽생산과 판매는 호전세〓생산활동은 3개월째 양호한 모습이다. 올 들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 가량 증가세를 보였다. 3월에도 생산증가율은 6.2%. 다만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나 돼 이 지표를 놓고 실물경제가 좋아졌다고 단정하기는 다소 무리라는 지적이다.

박화수(朴華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생산이 올 들어 3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평균가동률도 전월과 엇비슷한 수준”이라며 “전체적으로 경기 둔화세가 진정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도소매판매도 자동차 회사들이 무보증 할부판매를 늘리고 이마트와 까르푸 등 대형 할인점의 판매호조로 전년동기보다 3.7%나 늘었다. 다만

판매 대기중인 내수용 출하는 오히려 2.0%나 줄어들어 2∼3개월 후 소비가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비투자와 건설부문은 아직도 ‘찬바람’〓기업들의 체감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설비투자는 아직도 썰렁하다. 지난해 연간 30.1%나 증가했던 설비투자는 1분기중 6.3%나 떨어졌다. 지난해 설비투자가 워낙 많아 상대적으로 주춤한 것이라는 통계청 해석을 감안해도 기업들이 실제 느끼는 경기는 아직도 얼어붙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건설수주는 1분기중 25.3%나 줄어들어 얼어붙은 경기상황을 반영했다.

▽지표호전에도 낙관은 무리〓3월중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7.7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올 들어 하락률은 계속 둔화되는 추세다. 앞으로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통계청은 올 들어 경기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지만 경기가 좋아진다고 판단하려면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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