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5원…28개월새 최고

  • 입력 2001년 3월 21일 18시 44분


엔―달러환율이 급등하면서 원―달러환율이 1300원을 돌파했다.

채권금리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금리 인하폭이 예상보다 작은데다 환율상승으로 인한 물가불안 우려로 모처럼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자금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9.40원 오른 1305.3원으로 마감됐다. 이는 98년 11월16일 1316.3원을 기록한 이후 28개월만에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국책은행 공급물량으로 전날보다 2.9원이 내린 1293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엔―달러환율이 123.40엔까지 급등(엔화 약세)하면서 장중 1306.0원까지 올랐다. 재정경제부 등 외환당국에서는 수차례 구두개입을 단행했으나 시장 참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엔화의 동향만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한은 이창복외환시장팀장은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 회귀 등 경기부양 의지에도 불구하고 일본경제가 당분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엔화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딜러들은 “당분간 엔 약세가 더 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이달 말까지 10억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자금이 들어올 예정이어서 원―달러환율이 엔화에 따라 움직이는 정도는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8%포인트 오른 연 5.71%를 기록했으며 3년만기 회사채도 0.10%포인트 오른 연 7.17%로 마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美금리 0.5%P 인하…주가는 폭락▼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직후인 20일의 뉴욕증시와 21일의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일본 도쿄증시에서는 적극적인 구조개혁 추진에 대한 기대감으로 닛케이평균주가가 폭등해 단숨에 13,000엔대를 회복했다.

21일 도쿄증시는 전날 뉴욕증시의 하락 영향으로 소폭 하락세로 시작했으나 일본은행이 이날부터 시중 자금공급을 늘리고 부실채권 문제도 6개월 안에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주문이 쇄도했다. 닛케이주가는 전날보다 무려 912.97엔(7.49%)이나 오른 13,103.94엔으로 마감됐다. 닛케이주가는 지난달 27일 13,000엔대가 무너졌었다.

도쿄증시와 싱가포르증시(0.41% 상승)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20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방기금 금리를 5.5%에서 5%로, 재할인 금리를 5%에서 4.5%로 각각 0.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올들어 연방 금리는 모두 1.5% 하락, 9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FRB는 경제회복이 여의치 않으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뉴욕 증시는 이날 금리인하폭이 당초 기대했던 0.75%에 이르지 못하자 매물이 쏟아져 나와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8.29포인트(2.39%) 떨어진 9,720.82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93.72포인트(4.80% )하락한 1,857.4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8.19포인트(2.41%) 떨어진 1,142.62로 폐장했다.

<워싱턴·도쿄〓한기흥·이영이특파원>yey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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