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경제동향 설명회 "대외변수 많아 경기 살리기 한계"

  • 입력 2001년 3월 14일 18시 37분


‘국내요인만 볼 때 일부 희망적인 조짐도 보인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경제 불안 등 해외변수가 불투명해지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14일 경제동향 설명회에서 진단한 우리 경제의 현주소다.

정부는 경기둔화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둔화속도는 더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산 판매 출하 등 생산활동 증가율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으며 작년말 0.1%로까지 급락했던 수출증가율이 1,2월에 각각 5.1%와 6.6%로 회복된 점을 주목한다. 소비자 신뢰지수 및 기업경기 실사지수가 호전되고 있는 사실도 일단 고무적이다.

그러나 올 들어 설비투자 감소폭이 커지고 내구소비재 수요도 아직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경제에 영향이 큰 미 일의 경기침체와 엔화가치 약세는 우리 경제의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올랐다.

대외개방확대와 정보화 진전 때문에 해외경제가 국내경제에 영향을 미쳐 같은 톱니바퀴에 맞물려 돌아가는 ‘동조화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해외변수는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부는 고민한다.

진념(陳稔)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중장기적으로 일부 세율을 낮춰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눈에 띈다. 최근 신용카드 사용 확대 등으로 과표현실화가 진전되는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신용카드 공제한도와 전자상거래 매출에 대한 소득세 감면폭 확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경기를 살리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이 아닌가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김진표(金振杓) 재경부 세제실장은 “세제정책 방향의 큰 변화는 없으며 경기부양용 감세정책을 택한다는 의미는 더욱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진부총리는 ‘현대 문제’ 처리가 임박했다는 분위기도 풍겼다. 그는 “현대건설이 시장을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을 왜 내지 못하는지 유감이 많지만 지금은 막바지 단계”라며 현대건설 실사후 곧 처리방침을 결정할 방침을 비쳤다.

또 “정부가 현대문제 처리에서 남북문제에 매여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내가 (경제부총리로) 있는 한 ‘경제는 경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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