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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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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생 아이를 키우고 있는 황모씨(36)는 아이가 아파 병원을 찾을 때마다 껑충 뛰어버린 병원비와 약값 때문에 울화통이 터진다. “작년에 의약분업을 한다며 의료보험 수가가 3차례나 인상돼 평균비용이 2배 가까이 올랐다”며 “애들이 아픈 것도 속상한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지난해부터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상승을 크게 부추기고 있다. 의료보험수가 도시가스료 교육비 대중교통요금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요금이 크게 오름으로써 국민이 느끼는 체감물가와 정부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28%로 안정됐던 반면 도시가스, 지하철 시내버스, 전기 등 공공요금 인상률은 7.09%에 달했다고 밝혔다. 공공요금 인상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3배나 높았던 셈이다.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는 이와 관련해 “공공요금 인상을 하반기로 미루도록 정부에 건의해 소비자물가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2.28%를 구성하는 내용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의보수가 0.39%(2.28%를 100으로 했을 경우 17.1) △지하철 시내버스요금 등 지방공공요금 0.53% △교육비 0.33% △도시가스료를 포함한 석유류 0.68% 등이었다. 일반 공산품은 0.08%, 집세는 0.05% 물가상승률을 떨어뜨렸던 것과 크게 대조적이었다.
또 올해 1월에도 의료보험수가가 9.9%나 올랐고 담배 도시가스를 포함한 공공요금이 2.0%나 올라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월보다 1.1%나 올랐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4.2%나 오른 것으로 공공요금 인상에 의한 물가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