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혁 한솔부회장의 다보스포럼 참관기

  • 입력 2001년 1월 30일 18시 45분


“하이! 미스터 조.”

택시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호주 멜버른의 유수 카지노사 회장. 일정을 잡아 만나려고 애써도 쉽게 만나지 못하는 세계적인 거물급 인사들과 자연스레 교류할 수 있는 것이 다보스포럼의 특징이다.

필자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포럼에 참가해 매우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한 오찬에서 일본 외무성 차관과 도시바, 기코만, 후지제록스의 최고경영자들과 동석하여 세계화 시대에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기도 했다.

지난 포럼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참석했으나 올해엔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 등 일본 정 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번 포럼에는 특히 인도와 중국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이번 포럼에 강사나 패널리스트로 참가했는데 실리콘밸리에서 IC(인도와 중국)가 대거 진출해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IT중심이 작년 포럼의 주요 의제였다면 올해엔 IT와 더불어 BT가 새로운 테마로 대두됐다. BT에 대한 논의는 그 기술적 심도뿐만 아니라 인간복제와 유전과학 등 생명공학의 발달이 인류사회에 미칠 영향까지 광범위하다. 올해 포럼은 예년보다 더욱 기술집약적인 모습이었다. 컴팩사가 제공하는 팜(손에 들고 다니는 무선 컴퓨터)을 이용해 모든 것이 처리됐다.

만년설이 아름다운 휴양도시 다보스는 한국의 강원 원주시 문막에 있는 리조트오크밸리와 유사하다고 할까. 여기서 이런 연례회의를 하고 세계의 중심이 되는 것을 보면 부럽다. 거기에는 지식과 정보, 소프트웨어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발원지가 되고 새로운 국제질서와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다보스포럼은 정말 스위스의 한 교수(클라우스 슈밥 제네바대 교수)가 발상하고 추진한 포럼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세계적인 행사가 됐다.

한국도 이제 세계의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방향은 정해졌다. ‘전통기업과 디지털, 벤처의 결합’. ‘IT와 BT에의 적극적인 진출’ 등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부1기자>@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