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R誌 "한국 경제개혁 추진력 잃어"…정치인 단기고통 회피

입력 2001-01-15 18:44수정 2009-09-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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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등 지난 97년 통화위기에 빠졌던 아시아 국가들은 정치적 의지 부족으로 경제개혁이 추진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경제주간지 FEER(Far Eastern Economic Review)는 18일자 최근호에서 ‘추진력 잃은 경제개혁(Running Out of Steam)’이란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FEER는 한국등 4개국이 3년반 전에 시작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개혁을 추진했으나, 개혁에 필수적인 정치적 고통을 이겨낼 의지가 결여되어 있다는 공통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노트르담대학교 바쉐니(Ashutosh Varshney) 정치학 교수는 “경제개혁의 궁극적 목표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인 반면 정치가들의 관심사는 단기적인 고통 회피에 맞추어져 있어 아시아에서 경제회복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FEER는 한국에서 나타나는 개혁의 부분적인 성공은 정치적 의지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은 동시에 아시아에서의 개혁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은행들은 이전보다 건전성이 높아졌으나 기업이 파산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아직도 부실채권 처리에 소극적이다. 재벌 개혁에 있어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실업에 대한 우려로 인해 특히 외국기업에 경영권을 이전하는 것에 소극적이다.

말레이시아도 정치권과 대기업간의 연계가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기업개혁에 비하면 금융부문 회생이 얼마나 쉬운가를 보여주고 있다. 태국의 개혁 노력은 한국이나 말레이시아에 비해 더 실망스럽다. 태국 정부는 은행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였으나, 금융부문과 기업이 모두 부실채권 현실화에 소극적이다. 그결과 아직도 부실자산의 비중이 3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메릴린치 분석).

인도네시아는 금융위기에 정치적 혼란과 제도적 취약성이 겹쳐 금융구조조정위원회인 IBRA에 의한 개혁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아시아의 개혁은 아직도 미흡한 수준이다. 국제사회에 있어 가장 큰 고민거리는 기업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책임한 기업들이 또 다시 아시아의 경제적 안정을 전복시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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