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따라잡기] 공격적 투자보다 기본에 충실하라

  • 입력 2000년 11월 30일 20시 37분


재테크의 문제는 어찌보면 간단하다.

‘어떤 상품을 언제 사서 언제 팔 것이냐’의 문제다.‘어떤 상품을 살 것이냐’를 중심으로 몇가지 생각해보자.

재테크 상담을 하다보면 우리 고객들은 상당한 편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떤 이는 가족 이웃 등 주변사람들의 말만 철썩같이 믿고 상담직원의 말은 들으려 하질 않는다. 또 광고 등에서 얻은 개략적인 지식 만을 갖고 ‘왜 다른 말을 하느냐”고 따지는 고객도 있다. 충정어린 충고를 아예 무시하고 ‘내가 내돈 쓰는데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하는 식으로 나오는 ‘묻지마 투자자’도 여전히 많다.

하지만 지금은 금융환경이 불안하고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변화의 의미를 잘 생각해보고 투자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첫째, 채권시가평가제도의 전면시행. 즉, 금융상품들이 시장가격에 따라 판매되고 정산되기 때문에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이 전보다 훨씬 커졌다.

둘째, 내년 1월 1일부터 예금부분보호제도가 전격 시행된다. 거래 금융회사가 망할 경우 무조건 돌려받을 수 있는 1인당 저축원리금 한도가 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셋째, 내년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부활된다. 본인과 배우자의 연간 금융소득을 합한 금액이 4000만원이 넘을 때는 금융소득을 근로소득, 부동산임대소득, 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해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넷째, 역시 내년부터 외환거래가 전면자유화된다. 최근 원화환율 급등에 따라 외화예금이나 외국뮤추얼펀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복잡한 제도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서구에서처럼 전문가와의 지속적인 일대일 대면상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만 명심한다면 크게 실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첫째, 요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류의 재테크 서적에 영향을 받아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늘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면 손해를 보기 쉽다. 일반투자자들은 가급적 예금, 수익증권, 뮤추얼펀드, 보장성보험 등에 골고루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상품 뿐만 아니라 외화표시예금 또는 외국 뮤추얼펀드 등에도 관심을 갖자.

둘째, 당장의 금융여건과 뿐만아니라 앞으로의 변화까지를 감안해서 상품을 선택하자. 재테크는 시(時)테크다. ‘밀집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투자격언도 있다. 채권형상품은 금리하향기에 가입해야 좋고 성장형주식형펀드나 뮤추얼펀드는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올라갈 때 가입해야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셋째, 비과세상품에 우선 가입하라.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가입시한이 올해 연말까지이니 서두를 필요가 있다.

넷째, 상담직원을 최대한 괴롭혀라. 수천만원을 맡기면서 광고전단이나 신문기사에만 의존해서는 곤란하다. 전문가들도 신상품에 대해서는 적어도 1시간은 물어보고 비교해봐야지만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적어도 2∼3시간은 충분히 물어봐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발매 몇 분만에 다 팔렸다’는 상품은 한번 의심해보는 게 좋다. 고객을 줄 세워서 파는 상품은 높은 수익률을 약속할지언정 고객성향에 맞춰 파는 상품은 아니다. 투자는 항상 앞서야지만 이기는 게임이 아니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하루가 다르게 신상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여섯째, 펀드유형별로 수익률과 위험 간의 관계를 분석해보니 예상했던대로 △작년처럼 증시가 상승추세인 경우 주식에 노출될 정도가 클수록 수익률이 낮았고 △올해처럼 증시가 하락추세일 때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jsmo@cjcyber.com####편집자께

〓부속물이 많으면, 펀드 수익률 표를 가장 먼저 버리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기사 야마는 당초 발제한 ‘위험―수익률 관계로 본 투자성향’으로 하지 않고 ‘주변여건이 빠른 속도로 변하는 상황에서의 재테크 기본자세(제테크 명심보감?)’쯤으로 잡아서 썼습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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